그리스 재무장관에 ‘구제금융 반대파’… 첫날부터 ‘채무탕감 요구’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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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재무 “채무조정 없다” 일축

‘긴축 반대’ 공약으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가 27일 재무장관에 ‘구제금융 반대론자’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아테네대 교수(54·사진)를 임명했다. 강성 인물이 재무장관에 기용됨에 따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재협상이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바루파키스 장관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에는 부정적이지만 긴축정책 지속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영국 에식스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케임브리지대, 아테네대, 텍사스대 등에서 강의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임명 직후부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빌린 돈을 당신에게 갚겠다면서 당신에게 또 다른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재협상을 통해) 유럽인 모두를 위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해 그리스가 진 채무의 탕감을 채권단에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그리스의 공세에 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27일 “채무조정은 논의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라며 그리스의 채무조정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이어 “2010년과 달리 금융시장이 유로존을 신뢰한다. 위기 전염 우려가 없는 만큼 유로존이 쉽게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용인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독일의 유력 민간경제연구소인 독일경제연구소(IW)도 이날 “그리스가 개혁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지원은 중단돼야 한다”며 독일 정부의 입장을 지지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구제금융#반대파#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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