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지면서 배운다”… 문경은 “처음엔 다 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연세대 동문인 스타 출신 사령탑… 꼴찌 삼성-선두 SK 지휘 극과 극
29일 시즌 5번째 맞대결 관심

문경은 감독(왼쪽)과 이상민 감독.
문경은 감독(왼쪽)과 이상민 감독.
1년 선후배 사이인 프로농구 SK 문경은 감독(44)과 삼성 이상민 감독(43)은 대학 시절 ‘람보 슈터’와 ‘컴퓨터 가드’로 호흡을 맞췄다. 그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연세대는 대학 팀 최초로 1993∼19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둘은 프로에서도 팀은 달랐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많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그랬듯이 이들도 프로 팀 지도자가 됐다. 선배 문경은이 2011∼2012시즌 감독대행으로 SK를 맡았고, 후배 이상민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삼성 사령탑이 됐다.

선수 시절 9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하는 등 프로농구 최고의 별로 빛났던 이 감독이지만 사령탑 첫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다. 1라운드를 공동 7위(3승 6패)로 마쳐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2라운드에서 1승(8패)에 그치며 최하위(10위)로 추락했다. 2, 3라운드에 걸쳐 9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2011∼2012시즌 14연패에 이은 역대 팀 최다 연패 2위였다. 전자랜드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는 역대 최다 점수 차(54점) 패배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28일 현재 8연패에 빠져 있고, 8승 32패로 승률은 0.200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문 감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27일 모비스가 LG에 진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선두(30승 10패·승률 0.750)에 복귀했다. 문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그 전 시즌(2012∼2013)에는 SK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감독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문 감독도 데뷔 시즌에는 이 감독처럼 시련을 겪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KCC와의 첫 경기부터 역대 개막전 최다 점수 차(26점) 패배를 당했다. 이 감독처럼 2, 3라운드에 걸쳐 9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최종 순위는 9위(19승 35패·0.352). 문 감독은 “선수 때는 혼자 잘하면 됐는데 감독이 되니 신경 쓸 게 너무 많았다. 나름대로 발버둥을 쳤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배 사령탑으로서 이 감독에게 조언을 해 달라고 하자 문 감독은 “대단한 선배 감독님들이 많은데 내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겸손해하면서도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하나씩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다 보면 좋아질 것이다. 이 감독이 하루빨리 연패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단, 우리 팀을 상대로는 말고”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많이 힘들지만 지면서 배워 가고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놓친 게 아깝다. 시즌을 포기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된다. 일단 올 시즌 목표는 3할 승률에 탈꼴찌”라고 말했다. 목표대로 된다면 문 감독의 사령탑 첫 시즌과 비슷한 성적이다.

이 감독의 삼성은 다음 경기에서 8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삼성은 29일 2연승의 SK와 맞붙는다. 앞선 4차례 대결에서는 모두 SK가 이겼다.

한편 28일 원주 경기에서 안방팀 동부는 김주성(13득점, 9리바운드)과 박병우(24득점)를 앞세워 오리온스를 89-78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KCC는 인삼공사를 72-63으로 누르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상민#문경은#프로농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