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적자 서울지하철 노조 성과급 나눠먹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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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균형 분배’ 서명 받아… 우수직원에 40만∼81만원 걷어
평균미달 하위등급 채워줘

서울지하철노조가 차등 지급된 성과급을 조직적으로 나눠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직원 약 9150명 가운데 5300여 명이 가입한 제1노조다.

28일 서울메트로와 서울지하철노조에 따르면 메트로는 지난해 1300억 원의 적자를 냈고 각종 지하철사고를 일으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보통’인 ‘다’ 등급(성과급 101∼150%)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월급의 평균 145%에 해당되는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다. 메트로는 지난해 12월 26일 직원들을 근무성적에 따라 수(165%) 우(150%) 양(135%) 가(115%) 4등급으로 나눠 성과급을 차등 지급했다.

하지만 노조는 평균치를 계산한 뒤 이보다 많이 받은 수·우 등급 직원들로부터 직급과 연차에 따라 40만∼81만 원을 걷었다. 노조는 이 돈을 양·가 등급 직원들에게 나눠 지급했다.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균등분배 참여 서명과 자동이체 서비스 동의서를 받았다. 노조 관계자는 “일부 지부에서 개별적으로 할 수 있지만 노조 차원에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성과급을 나눠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자치부와 서울시, 메트로는 이런 성과급 나눠 먹기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에 앞서 행자부는 지난해 12월 초 ‘성과급 균등분배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공문을 메트로와 노조에 보냈다. 그러나 노조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에는 서울시나 행자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과급을 나눠 가진다고 해도 일일이 현장을 방문해 사실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서울지하철#노조#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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