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 대기줄… “1시간 기다려야 맛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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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中대륙 입맛 사로잡은 국내브랜드 ‘미스터피자’
현지합작사 유통망에 만족 않고 中전역 月 8000km 돌며 입지물색
손반죽-주방공개로 신뢰 쌓고 보조메뉴 다양화로 철저한 현지화
社측 “2015년 로열티 2014년 2배 목표”

중국 상하이의 번화가인 난징둥루에 위치한 미스터피자 매장에서 중국 고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 매장의 매출액은 미스터피자 국내 매장 평균의 2배에 이른다. 상하이=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중국 상하이의 번화가인 난징둥루에 위치한 미스터피자 매장에서 중국 고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 매장의 매출액은 미스터피자 국내 매장 평균의 2배에 이른다. 상하이=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지난해 12월 20일 중국 장쑤(江蘇) 성의 중소 도시인 이싱(宜興). 이 도시의 유명 쇼핑몰인 ‘완다광창(萬達廣場)점’ 3층의 ‘미스터피자’ 매장 앞에는 70∼80명이 대기표를 손에 쥔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내부의 좌석 140개는 빽빽하게 차 있었다.

평균 대기시간은 1시간 정도. 같은 쇼핑몰 1층에 있는 글로벌 피자 체인인 ‘피자헛’ 매장 앞이 한산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줄을 서 있던 현지 고객 헤리엇 첸 씨(26)는 “미스터피자는 친구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고 말했다.

국내 피자 브랜드인 미스터피자가 대륙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이제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를 넘어 난징과 우시, 난양 등 지방 거점도시로 매장을 확장하는 중이다.

미스터피자는 2000년 중국에 진출했다. 초기에는 한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국의 피자 시장은 이미 1000여 개의 매장을 거느린 피자헛이 선점하고 있었다.

고생 끝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인 지난해 여름, 큰 기회가 찾아왔다. 대형 쇼핑몰 100여 개를 운영하는 골든이글그룹이 합작 요청을 해온 것이다. 골든이글그룹은 쇼핑몰 붐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자사 건물에 입점시킬 ‘외식 콘텐츠’가 마땅치 않아 고민 중이었다. 마침 한 임원이 한국에서 미스터피자 제품을 맛본 것이 계기가 돼 합작을 제안하게 됐다. 이 덕분에 미스터피자는 점포 확장을 예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스터피자는 합작사에만 기대지 않았다. 임직원들이 중국 각지, 특히 지방 도시로 ‘발품’을 팔았다. 임대료나 인건비 부담이 베이징 상하이보다 낮지만 구매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차재웅 미스터피자의 중국 총괄부사장은 한 달에 중국 전역을 8000km를 다니며 입지를 물색했다. 이는 서울∼부산을 약 20차례 오가는 거리. 차 부사장은 “아무리 멀어도 평일 점심·저녁, 주말 점심·저녁 등 최소 네 차례는 현장에 가서 사업성을 확인했고 ‘될성부른’ 지역에는 매장을 3, 4개씩 집중적으로 냈다”고 말했다.

28일 현재 미스터피자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점포는 66개다. 지난해 7월 이후 새로 문을 연 점포만 37개나 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2억8000만 위안(약 490억 원)으로 전년(1억6600만 위안)보다 69% 늘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손 반죽으로 피자 도를 만들고, 그렇게 만든 도를 석쇠에서 굽는 미스터피자의 방식에 열광하고 있다. 현지 1위 피자업체인 피자헛은 피자에 곁들이는 각종 요리(사이드디시)가 많지만 정작 피자에 얹는 재료로 냉동 식자재를 많이 쓴다. 또 가격에 비해 피자 크기가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피자헛의 장점인 사이드디시 부문도 집중해 좋은 성과를 끌어냈다. 중국 고객들이 피자를 먹을 때 사이드디시를 함께 주문한다는 특성을 고려해 핫윙 등 닭요리만 10가지 가까이 개발할 정도로 메뉴를 현지화했다. 또 주방을 개방형으로 운영해 음식에 대한 불신이 강한 중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볼거리도 선사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올해 중국 남부의 광저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상반기(1∼6월)에 중국 내 점포를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약 1200억 원.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통해 올해 로열티를 지난해의 두 배로 늘리는 등 ‘K-프랜차이즈’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싱·상하이=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미스터피자#중국#핫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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