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첫사랑 이야기에 설레고 쎄시봉 음악에 공감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9일 06시 55분


2년 전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끝내고 정우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 ‘쎄시봉’의 시나리오였다. 이야기에 공감하며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년 전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끝내고 정우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 ‘쎄시봉’의 시나리오였다. 이야기에 공감하며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영화 ‘쎄시봉’으로 돌아온 정우

‘응사’ 후 겨우 정신 차리고 본 시나리오
이미 확인된 노래실력…비호감은 아냐
첫사랑이 설렘이라면 난 초2때 해봤죠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 치열하고, 힘들고, 고민 속에 있지만, 그래도 늘 즐겁고 싶다.”

배우 정우(35)는 웃음이 많았다. 줄곧 크게 소리내 웃으며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선 진심이 엿보였다. 뒤늦게 얻은 뜨거운 관심과, 그것에 취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의 또 다른 표현처럼 보이기도 했다.

정우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있다면 아마도 2013년 방송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일 것이다. 이전까지 영화 ‘바람’에 출연해 주목받은 연기자에서 이젠 대중이 열광하는 스타가 됐다. 자신을 향한 세상의 시선이 달라진 뒤 내놓는 첫 번째 작품이 2월5일 개봉하는 ‘쎄시봉’(감독 김현석·제작 제이필름)이다.

“‘응사’를 끝내고 정신없었다. 경험도, 경황도 없었다. 겨우 정신 차리고 본 시나리오가 ‘쎄시봉’이다. 제목만 보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야기엔 공감이 갔다. 설레기도 했고. 그 공감의 원인은 단연 음악이었다.”

영화는 1960∼1970년대 서울 무교동 음악살롱 쎄시봉이 무대다. 당시 실제 활동했던 가수 조영남(김인곤)과 송창식(조복래), 윤형주(강하늘), 이장희(진구)가 실명 그대로 등장한다.

영화는 쎄시봉으로 대표되는 당시 번안가요와 히트곡의 탄생 비화를 러브스토리로 절묘하게 풀어낸다. 정우는 쎄시봉에 실재하지 않은 가상인물이자 이야기의 구심점인 오근태 역을 맡았다. 그가 사모해 마지않은 여인은 배우를 꿈꾸는 민자영. 한효주가 연기했다.

“영화 속 멜로 감성은 음악 덕분에 가능했다고 본다. 실제로 음악에 빠져들며 연기했다.”

정우는 영화에서 이장희의 노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서너곡을 직접 불렀다. 기타 연주도 했다. 2∼3개월 동안 연습한 결과이지만 타고난 가창력이 있어 가능했다.

“그저 노래방에서 임재범, 김건모 선배님들 목소리 흉내내며 부르는 수준이다. ‘응사’ OST 때 이미 확인된 실력 아닌가. 하하! 다만 이번엔 거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비호감이 아닐 만큼 가다듬었다. 잘하는 척 하지 말자, 정성들여 불렀다.”

대부분이 그렇듯, 극중 그의 첫사랑도 혹독하고 눈물겹다. ‘영화 속 첫사랑의 여자는 전부 남자 마음에 상처만 주는 것 같다’고 묻자, 그는 “진실은 모르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영화의 시선이 만약 남자가 아닌 여자에게 쏠렸다면 그 판단은 달라질 수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던 정우는 정작 자신은 “첫사랑이 무엇인지 도대체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첫사랑이 처음 설렘을 느낀 순간이라면 그건 초등학교 2학년 때인 것 같다.(웃음) 만약 아니라고 하면…. 그 개념 자체를 모르겠다. 하하!”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여행이다. 최근 1년 동안 그만큼 쉼 없이 질주해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장 눈앞에 닥친 ‘출국 일정’은 여행이 아닌 해외 촬영이다. 그는 3월 초 히말라야로 떠난다. 영화 ‘히말라야’ 촬영을 위해서이다.

“지금은 강원도 영원에서 촬영하고 있다. 올해 강추위라더니 유난히 눈이 안와 겨울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히말라야에서 본격적인 촬영을 할 것 같다.”

정우는 일이 없을 땐 주로 집에서만 지낸다고 하지만, 일단 현장에 나오면 주위 사람들과 되도록 많은 말을 나눈다.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어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쎄시봉’ 현장에서도 그랬다. 4인방으로 출연한 진구와 강하늘, 조복래와는 나이 차이가 제각각이었지만 허물없는 신뢰를 나눴다.

“동갑 친구인 진구에겐 많이 고마웠다. 송창식을 연기한 조복래에게서는 내 옛 모습이 엿보였다. 부산에서 막 상경했을 때 촬영장에 적응 못하던 내 모습, 강해보이고 싶던 때가 떠올랐다. 비록 4명이 친구로 나왔지만 그 안에서 나이 서열은 확실했다.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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