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코리센, 지문·홍채보다 한手 위… ‘지정맥’ 생체인식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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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센의 지정맥인식기 FV-100
㈜코리센의 지정맥인식기 FV-100
‘스키밍(복제) 범죄 예방에서 현금인출기(ATM) 보안, 그리고 출입 통제, 근태 관리까지….’

생체 인식 시스템의 대명사였던 지문·홍채 인식 시스템을 훨씬 뛰어넘는 ‘지정맥’ 인식 기술이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코리센(www.korecen.com·대표 오석언)은 손가락 혈관 내부 패턴과 헤모글로빈을 인식하여 본인 인증을 하는 지정맥 인식 모듈과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정맥 인식이란 손가락 정맥 패턴을 활용해 개인을 식별하는 방식. 손가락 정맥에 근적외선을 투과해 얻은 이미지를 보정하고 분석해 개인을 인증하는데 정밀도가 높고 속도가 빠르다. 적외선을 손가락에 투과하면 헤모글로빈에 의해 빛이 흡수된다. 이를 특수 카메라로 촬영해 알고리즘화한 지정맥 모듈을 사용해 정맥 부분의 선명한 구조 패턴을 추출한다.

본인 확인이나 출입 통제를 위한 보안 도구로 널리 사용돼 왔던 지문이나 홍채 인식, ID와 패스워드 같은 기존 방식보다 보안성이 뛰어나고 높은 인증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혈관 내부를 인증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그동안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생체인식 시스템이 적용됐지만 지문은 이물질 습기 건조 노동현장에서 생기는 지문의 변형 등의 변수로 인해 인식률이 떨어졌고, 홍채는 눈을 반쯤 감거나 컬러 콘택트렌즈, 거리, 각도, 주변 조도 등에 영향을 많이 받고 또한 예민한 감각기관인 ‘눈’을 기계에 가져다 대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거부감이 크다. 코리센이 개발한 지정맥인식기 ‘FV-100’은 생체인식기 중 가장 널리 보급돼 있는 지문 인식, 홍채 인식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정맥 인식 기술은 일본 기업이 선도해 왔다. H사가 150여 개에 달하는 특허를 갖고 있어 국산화가 어려웠다. 코리센은 H사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으며 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획득했고, 국제 특허를 출원 중이다. H사의 기술보다 인증속도가 상당히 빠른 데다 가격도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타 제품은 1000룩스 이하에서만 인증을 하기 때문에 주로 실내에서만 쓰이는 데 반해 코리센은 1만 룩스 이상에서도 인증이 가능하므로 실내에서는 물론이고 실외 설치도 할 수 있어 응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

지정맥 인식 기술은 기존에는 주로 보안 분야에 이용됐지만, 최근 들어 영역이 확대됐다. 보안에만 머물지 않고 국가 중요 시설의 출입 통제와 관공서 및 기업체 직원들의 근태 관리·학생들 식수 관리 등에 쓰인다. 또 전자여권, 인터넷뱅킹, 현금인출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현금인출기에 지정맥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포통장으로 인한 보이스피싱을 근절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직원들이 남의 ID카드를 부정한 방식으로 사용해 출퇴근 및 초과 근무 시간을 속여 수당을 받아가는 잘못된 관행도 근절할 수 있다.

▼오석언 대표 인터뷰… “독보적 기술로 세계 생체인식 중심에 선다” ▼

“현재는 근태 관리, 출입 통제, 식수 관리, 신원확인용 지정맥 인식기를 생산 판매하고 있지만, 향후 자동차와 도어폰,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까지 응용 범위를 넓혀 갈 계획입니다. 올해에는 지정맥인식기를 탑재한 ‘도어록, 도어폰’을 우선 출시할 예정입니다.”

오석언 ㈜코리센 대표는 “세계 생체인식기 시장은 규모가 약 15조 원에 이르는 틈새시장”이라며 “향후 생체인식기 시장은 지문이나 홍채 등에서 정맥인식기 쪽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우선 지정맥인식기를 각종 보안 제품에 응용해 인지도부터 높여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키밍 범죄가 날로 발달하고 있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보안 관련 기술에 ‘생체인식기’를 응용하는 데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일본의 생체인식기 시장에서는 정맥인식기의 보급률이 90%이상 되었으며 지문 인증은 거의 쓰지 않는 상황”이라며 “북미·중남미, 유럽·아프리카, 중동·인도 등의 세계 각국에서도 향후 바이오 인식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간에 걸쳐 금융기관에 보안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여 정맥인증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은행이 현재 정맥인증을 통해 ATM과 창구 거래를 진행할 정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미국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 대표는 “타사에서 따라올 수 없는 기술로 세계 생체 인식 시장의 중심에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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