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강정호 효과… 맞수들 ML도전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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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박병호 2015년 시즌 뒤 노려… 김현수-최형우 등도 진출 야심

‘한신 수호신’ 출국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이 27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팬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임민환 스포츠동아 기자 minani84@donga.com
‘한신 수호신’ 출국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이 27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팬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임민환 스포츠동아 기자 minani84@donga.com
LA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은 노력형보다는 천재형 선수에 가깝다. 류현진이 달라진 건 2014시즌을 앞두고서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인 2013년 14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땀을 흘렸다. 류현진의 한 지인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2013시즌 후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404억 원)의 대박을 터뜨린 추신수(텍사스)로부터 큰 자극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운동선수들은 자존심을 먹고산다. 돈을 떠나 상대에게 지거나 뒤처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류현진은 많은 후배 투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김광현(SK)이나 양현종(KIA) 등이 류현진의 길을 따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여기에 넥센 유격수 강정호가 최근 한국프로야구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피츠버그에 입단하면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류현진과 강정호 효과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다. 당장 많은 한국 선수들이 올 시즌 후 태평양을 건너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기존의 젊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아마추어 선수들도 메이저리그라는 목표를 마음 깊은 곳에 담고 있다.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건너갈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일본프로야구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이다. 29일부터 시작하는 팀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27일 출국한 오승환은 “내년 생각보다는 올 시즌 더 좋은 활약을 하는 게 중요하다. 좋은 활약을 한다면 여러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해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일본프로야구가 도전의 끝이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도전해야 하는 무대가 아니라 가서 싸워야 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강정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홈런왕’ 박병호(넥센)도 공공연하게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박병호는 “(강)정호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을 1년간 지켜봤다.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의 승낙을 받아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7년 차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올 시즌 후 FA가 되는 두산의 ‘타격기계’ 김현수나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삼성의 최형우 등도 해외 진출에 대한 뜻을 품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라는 작은 울타리에 안주할 수도 있던 선수들이 큰 목표를 향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건 성공 여부를 떠나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많은 유망주들이 미국으로 건너갔던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 야구도 이젠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다시 한국에 돌아와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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