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못뛴 정성룡, 그래도 분위기 메이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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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직전까지 GK 3명 기량 비슷
근육통 탓 훈련 부족해 경쟁서 밀려… “찌푸리지 않고 즐겁게 훈련 소화”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을 밀어낸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붙박이 주전 골키퍼였던 정성룡(30·수원·사진)도 밀려날 때가 된 것일까.

호주 아시안컵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축구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전원의 주전화’를 지향한다. 경험이 많든 적든, 출신 리그가 어디든 따지지 않고 뛸 기회를 준다. 그래서 엔트리 23명 가운데 22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정성룡만은 예외다.

2003년 포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성룡은 2008년 A매치에 데뷔해 64경기를 뛰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4경기), 김승규(25·울산·7경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던 베테랑이다. 하지만 대회 직전 다리 근육통이 생긴 게 발목을 잡았다. 첫 경기부터 주전 경쟁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김진현의 무실점 행진을 지켜만 봐야 했다. 대표팀의 김봉수 골키퍼 코치는 “대회 직전까지 누구를 출전시킬지 고민할 정도로 3명의 기량은 막상막하였다. 정성룡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못한 게 아쉬울 것이다”고 말했다.

정성룡은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에서 골문을 지킬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없지만 정성룡은 아쉬움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며 즐겁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대표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코치는 “김진현이 선방하고 있는 것도 정성룡이라는 든든한 선배가 버티고 있는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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