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앤드 티어스~” 그리스 가수 데미스 루소스 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보컬… 슬픔 녹아든 아름다운 고음 유명

20세기 그리스 대중가수 중에 여자가수로 나나 무스쿠리가 있었다면 남자가수로는 데미스 루소스(사진)가 있었다. 지중해 햇살을 닮은 고음의 미성을 슬픔이 녹아든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으로 토해냈다. ‘레인 앤드 티어스’ ‘스프링 서머 윈터 앤드 폴’ ‘포에버 앤드 에버’ ‘서머 와인’ 같은 명곡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그가 지난 주말 숨을 거뒀다고 27일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69세. 말년에 과체중으로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던 루소스는 최근 그리스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다. 팬들은 이날 하루 종일 고인의 히트곡 ‘굿바이 마이 러브, 굿바이’를 들으며 애도했다.

그리스계로 1946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루소스는 1961년 그리스로 이주한 뒤 베이시스트와 보컬리스트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1967년 전자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반젤리스와 3인조 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를 결성한 뒤 영어 가사로 된 노래를 발표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는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아이란 뜻으로 사랑의 신, 에로스를 뜻한다.

서늘한 슬픔이 담긴 목소리로 영미권 음반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그는 1973년 솔로앨범 ‘포에버 앤드 에버’가 크게 히트하며 솔로 가수로도 성공했다. 이후 반젤리스가 ‘불의 전차’(1981년) 등 영화음악 작곡에 주력하면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는 해체됐지만 루소스는 6000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자랑하는 가수가 됐다. 1985년 레마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납치한 아테네발 TWA 여객기 인질이 됐을 땐 테러범들이 생일케이크를 챙겨주고 정중히 노래를 청해 들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2013년 프랑스 최고권위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은 그의 장례식은 30일 아테네에서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