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 보고 야구선수 꿈 키우는 ‘개구쟁이 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8일 06시 40분


이호준. 스포츠동아DB
이호준. 스포츠동아DB
교통사고 날 뻔한 어린 팬에 “야구해봐라”
야구팀 입단…담임으로부터 감사 메시지

NC 이호준(39·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혹독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 어린이 팬이 자신 덕분에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사연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호준은 마산구장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한 어린이가 사인을 받겠다고 달리는 차로 뛰어들어 심장이 멎을 뻔한 경험을 했다. 급히 차를 멈춘 뒤 부모에게 연락하고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결과 다행히 이상은 없었지만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이호준은 사건 이후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아이와 부모를 야구장에 초대해 경기를 관람하게 해주고, 사인볼을 전달하는 호의를 베풀었다.

그런데 지금 떠올려도 심장이 떨리는 이호준과 달리 그 어린이 팬은 시종일관 당당했다. 사인을 받겠다고 차에 뛰어들었든 것부터, 병원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똑 부러지게 했다. 이호준은 당찬 아이의 성격에 반해 “나중에 야구선수해라. 성격이 야구하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툭 건넸다.

시간이 흐르고 이호준은 2015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런데 최근 구단관계자의 휴대전화를 통해 이호준에게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그때 그 어린이의 담임선생님이었다. 내용은 이랬다.

‘안녕하세요. 이호준 선수. 저는 A군의 담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A가 원래 학교에서도 손을 댈 수 없는 말썽꾸러기였는데 방학 때 리틀야구팀에 들어가 야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야구를 하면서 개구쟁이였던 아이가 의젓해져서 돌아왔습니다. 선생님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구단 관계자가 이호준에게 이 소식을 전하자 사연을 알고 있던 다른 고참선수들은 “형이 미래의 국가대표를 발굴한 것 아니냐”며 크게 웃었다. 이호준도 “그냥 한 말인데 정말 야구를 할 줄 몰랐다”며 “내 얘기를 흘려듣지 않고 야구를 시작했다고 하니 기분은 좋다”고 흐뭇해했다는 후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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