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흑돼지 천연기념물 지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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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은 따로 키운다니 걱정 마세요!
토종 순수혈통 260여 마리 한정

고급 삼겹살의 식재료로 각광받는 ‘제주 흑돼지’(사진)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제주축산진흥원이 기르고 있는 흑돼지 260여 마리를 천연기념물로 26일 지정 예고했다. 살아 있는 돼지가 정부의 보호를 받는 문화재가 된 것이다.

제주 흑돼지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외래종 돼지와의 교배로 순수혈통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제주축산진흥원은 1986년 인근 우도(牛島) 등에서 토종 흑돼지 5마리를 확보해 현재까지 260여 마리로 개체 수를 늘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들은 유전자 분석 결과 육지의 돼지와 차별화된 유전정보를 갖고 있고, 외형상으로도 상대적으로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는 등의 차이를 보인다. 신동렬 문화재청 사무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우리나라 토종 가축으로 체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제주 흑돼지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과 이익의 성호사설에 언급돼 있을 정도로 역사적 연원이 깊다. 특히 제주도는 예부터 돌담을 두른 재래식 화장실에 돼지를 함께 기르는 ‘돗통’을 집집마다 뒀다. 이와 관련해 제주에서는 돼지를 뜻하는 ‘돗’을 접두어로 하는 ‘돗수애’(돼지순대)와 ‘돔베고기’(돼지수육), ‘돗새끼회’(암퇘지 자궁 속의 새끼돼지로 만든 회) 등의 요리를 즐겼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흑돼지 260여 마리 중 일부가 죽거나 병에 걸리면 새끼 중 일부를 대신 지정해 대상 개체 수를 일정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제주축산진흥원이 기르고 있는 흑돼지 260여 마리이므로 식탁에서는 여전히 다른 제주 흑돼지를 만날 수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제주 흑돼지#천연기념물#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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