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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종엽]미디어업계 아우성 귀막은 ‘일방통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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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종엽]미디어업계 아우성 귀막은 ‘일방통행위’

조종엽기자 입력 2015-01-27 03:00수정 2015-0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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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특혜 논란 광고총량제… 방통위, 중소PP 고사 위기 외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밀어붙여
조종엽·문화부
“이제 유료방송은 어떻게 하나요….”

케이블채널 CNTV의 박성호 대표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2002년 역사극 전문 채널인 CNTV를 설립한 그는 대기업 계열이 아닌 개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선 드물게 자체 드라마를 제작해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케이블업계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그가 깊은 한숨을 쉰 건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등 규제 완화 때문이다.

박 대표는 “방통위가 지상파뿐만 아니라 유료방송의 규제도 완화한다고 하지만 중소 PP가 광고총량제 혜택을 보거나 가상·간접광고가 붙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무척 어렵다”며 “광고총량제로 그나마 있던 광고마저 지상파에 뺏기면 중소 PP들은 이제 말라죽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24일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지상파뿐 아니라 유료방송에 대한 광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 방송시장의 균형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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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통위가 중소 PP 대표의 얘기를 제대로 들었다면 광고 규제 완화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방송업계에선 방통위의 규제 완화와 관련해 감나무와 감의 비유를 들기도 한다. 방통위는 규제 완화로 감나무(방송 광고시장)에 감(광고)이 많이 열릴 테니 마음껏 따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상파는 긴 장대를, 유료방송과 신문 등은 짧은 장대를 갖고 있다. 또 감은 높은 가지에 집중적으로 열린다. 결국 지상파만 맘대로 감을 딸 수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이번 광고규제 완화에서 지상파보다 유료방송을 우대하는 ‘비대칭 규제’를 유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광고총량제 등을 도입하면 아직까지 우월한 지위에 있는 지상파에 광고 몰아주기 같은 효과가 나고 유료방송 신문 등은 더욱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광고 시장은 ‘풍선 효과’처럼 한쪽을 부풀리면 한쪽이 눌리게 돼 있다”며 “방통위가 광고 규제 완화가 미디어업계에 미칠 전체적 영향을 고려하면서 당사자들의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신문협회의 대다수 회원사가 26일 최성준 방통위원장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개 질의까지 하며 방통위의 일방통행을 질타한 것은 이 때문이다.

신문, 유료방송 업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방통위에서 광고총량제 등을 추진해온 김영관 방송기반국장은 23일 휴직하고 서울 소재 한 대학에서 강의를 맡게 됐다. 광고총량제처럼 미디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다루던 책임자를 중간에 바꾸는 건 방통위가 그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처럼 보인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디어#유료방송#일방통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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