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브라보 ‘X세대’, 20년 후도 ‘브라보’ 외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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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자금용 ‘노다지’ 통장 만들기
지출 줄여 5000만 원 모으기부터 시작

지난해 말 방영된 MBC ‘무한도전-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후폭풍이 거세다. 서울 강남역과 홍익대 주변 거리에서 1990년대 가수들의 노래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과 같은 90년대 노래가 다시 음원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이 시기의 대중음악을 듣던 연령층은 ‘X세대’라고 불렸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 성장해 자신만의 개성이 강한 세대들이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이들은 30∼40대 중반으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관리자로, 가정에서는 자녀를 둔 부모로 생산과 소비의 중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허리’다.

이들이 이토록 지난 시절의 노래에 열광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노래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꿈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청춘으로 이들을 이끌어 그때의 자신을 추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에서는 그야말로 ‘왕년’에 대한 글들이 넘쳐난다. 과거의 모습으로 현재의 삶을 반성하고 다시 힘을 내자는 내용이 대다수다.

김범준 책임연구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범준 책임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X세대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개성을 중시했던 이들 대부분은 지금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대학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취업난을 겪으면서 마음속에 품었던 꿈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의 늪에 묻어버렸다. 끝없는 경쟁으로 지친 사람들이 지금의 X세대인 것이다.

‘토토가’를 보면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감정을 느끼며 즐거웠지만, 막상 현실은 꿈꾸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다시 시간이 지나 지금의 2015년을 회상할 때의 삶은 만족스러울까.

‘토토가’ 세대들이 20년 후 다시 과거를 되돌아볼 때에는 대략 60세 전후가 된다. 최근 조사된 바에 따르면 노후에 예상되는 필요자금에 비해 현재 준비된 자금은 33.9%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노후 준비 자금이 전혀 없다는 사람도 세 명 중 한 명이나 됐다.

어떻게 준비해야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까. 더이상 거창한 계획보다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수입을 늘리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불필요하게 지출되고 있는 돈을 줄이는 건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 이용료 다이어트’가 좋은 예다. 최근 통신사에서 10만 원 정도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추천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데이터와 음성통화를 일정량만 사용하는 요금제로 바꿔 부부 2명이 2만 원씩 요금을 아끼면 월 4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출퇴근용 차량 운행을 일주일에 3일로 줄이고 이틀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매달 8만 원 정도의 주유비를 절약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걷는 습관은 건강에도 좋다.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 커피 역시 하루에 한 잔만 줄이면 매달 8만 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이런 사소한 세 가지 방법만 실천해도 매달 20만 원의 여유자금이 생긴다. 1년이면 240만 원, 10년이면 2400만 원이다. 40대 초반이라면 20년 후 은퇴할 때 투자원금과 운용수익이 더해져 5000만 원이라는 추가 은퇴자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 이 방법이 효과를 보려면 앞으로 아낄 금액을 지금부터 투자해야 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결심으로 사전에 예상된 금액만큼 미리 개인연금저축에 가입하는 등 곧바로 실행에 옮겨야 실질적인 은퇴 준비가 가능하다.

통장에 제목을 달아주면 목적은 더욱 명확해진다. 통장 앞면에 큼직하게 ‘노다지(노후를 위해 다시 시작하는 지금) 통장’이라고 써보자. 자신만의 각오를 다지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통장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면 미래를 더욱 막연하게 만들 뿐이다.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은퇴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20년 뒤 또다시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노다지 통장’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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