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숨막힌 서울, 초미세먼지와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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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20% 줄이기 총력

초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변해버린 서울 광화문 일대. 광화문 뒤 청와대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동아일보DB
초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변해버린 서울 광화문 일대. 광화문 뒤 청와대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동아일보DB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를 잡아라.’

서울시가 지름 2.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 초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나섰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현재 연평균 m³당 2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에서 2018년까지 m³당 20μg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약 20%를 줄이겠다는 것.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지름 10μm 이하)의 4분의 1 크기로 폐 속 가장 깊은 부분인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중금속 함유량이 많아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동안 서울시내 대기 질이 상당히 개선됐는데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8년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2007년 m³당 평균 30μg이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8년 평균 26μg으로 떨어진 이후 수년간 연평균 24∼25μg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연평균 10μg에 비하면 2배가 넘는다.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56.8%(2013년)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자동차와 난방이 주요 원인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어려운 이유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배출되기 때문이다. 초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자동차 등 교통 부문에서 발생한다. 공사장과 공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보다 많다. 주택 난방이나 육류 생선을 직화구이로 조리하는 것도 원인이다.

초미세먼지 배출 원인을 제거하려면 차량 이용과 난방을 줄여야 한다. 친환경 자동차나 친환경 보일러 사용을 늘려야 한다. 과거에는 대규모 산업시설의 배출 규제만으로 대기 질이 개선됐지만 이제는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윤창진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대기정책팀장은 “초미세먼지의 원인이 워낙 다양해 개선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친환경’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문제를 중국 오염물질 유입 탓에만 두는 것도 이제 바꿔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미세먼지는 서울에서 20∼25%, 인천·경기지역에서 25∼30%가 발생하고 나머지가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된다.

○ 공회전 금지 이어 운행 제한까지 검토

시는 우선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줄이기에 나섰다. 올해 7월부터 온도가 5∼25도일 때 공회전 허용 시간을 현행 5분에서 2분으로 단축한다. 온도가 5도 미만이거나 25도 이상일 때의 공회전 허용 시간은 10분에서 5분으로 강화된다. 차종에 상관없이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가운데 하나라도 주의보 발령 기준에 도달하면 차량 운행을 제한(5부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초미세먼지는 m³당 120μg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미세먼지는 m³당 200μg 이상이 2시간 지속되면 주의보가 발령된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부착한 경유차가 관리 소홀로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장치 필터를 정기적으로 청소하도록 했다. 시에서 필터를 바꾸도록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 장치를 만든 회사에서 필터 청소 서비스를 받도록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경유자동차 배출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비산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도로 물청소나 진공청소 구간도 2배로 늘린다. 시는 1월부터 분진 청소 작업량을 평소 1일 1050km에서 2300km까지 2배로 확대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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