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서항]인도네시아 ‘해양 축’ 선언의 교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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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항 단국대 우석한국영토연구소장
이서항 단국대 우석한국영토연구소장
인도네시아의 새 대통령 조코 위도도(애칭 조코위)가 최근 발표한 ‘해양 축(Maritime Axis)’ 선언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선언은 크게 △해양을 바탕으로 한 국가발전 의지 △해양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유지 △심해 항만 개발 및 해양 고속도로 건설 △해양외교 강화 △해양 방위력 증대 등을 포함한다.

무려 1만7000여 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 국가로서 해양에 기본을 두고 국가를 발전시키겠다는 이 야심 찬 계획은 조코위 대통령에게는 매우 자연스럽고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지정학적 위치를 토대로 ‘해양 축’ 선언을 통해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동시에 두 대양을 대표하는 강대국들, 즉 미국 중국 인도 등의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 선언에서 하나의 분명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바다에 기초해 국가를 발전시키겠다는 해양 중시와 해양 개척정신이다. 이미 동아시아 여러 국가가 바다의 중요성을 재인식해 해양을 발판 삼아 국가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013년 10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 특히 동남아 국가들과의 지역 경제협력 강화 전략으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구현을 포함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공표했다. 이 구상도 해양으로 연결되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을 주도하고 그 중심에 중국을 자리 잡게 한다는 국가발전 전략에 다름 아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약 2년 전 해양수산부 부활과 함께 경제도약 전략으로 유라시아를 철도와 도로뿐만 아니라 해양으로 연결해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렇게 해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경쟁과 각축은 동아시아지역이 ‘해양 지향의 지정학적 환경’을 갖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의 해양 중심 국가가 되겠다는 주변 경쟁국들의 국가발전 전략이 최근 속속 발표되고 시행되는 속에서 우리도 해양을 중심으로 한 경제도약 전략이 차질 없이 실천에 옮겨지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서항 단국대 우석한국영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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