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선동열 ‘아직은 힐링이 필요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6일 06시 40분


2014시즌 이런저런 이유로 김시진 선동열 김응룡 송일수 이만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5명의 사령탑들이 덕아웃을 떠났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김시진 선동열 전 감독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고 있고 김응룡 감독은 한 방송사로부터 해설자 제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수 전 감독은 라오스에서 야구전수를 하는 등 야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4시즌 이런저런 이유로 김시진 선동열 김응룡 송일수 이만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5명의 사령탑들이 덕아웃을 떠났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김시진 선동열 전 감독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고 있고 김응룡 감독은 한 방송사로부터 해설자 제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수 전 감독은 라오스에서 야구전수를 하는 등 야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5인의 전임감독 어떻게 지낼까?

선동열 여행·김시진 칩거 사퇴 아픔 치유
김응룡·송일수는 사실상 감독 완전 은퇴
이만수, 봉사활동 통해 안티 팬 비난 희석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와도, 정승이 죽으면 문상을 안 온다’는 말이 있다. 세상인심이 그렇다는 얘기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나 다름없는 프로야구 감독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면 수많은 특권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국회의원이 가장 비참할 때가 낙선한 다음이라고 한다. 2014년을 버티지 못하고,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온 5명의 감독들은 어떻게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을까?

● 김시진·선동열 ‘아직은 세상에 나오기가…’

롯데 김시진 전 감독과 KIA 선동열 전 감독은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감독에서 내려오기까지 원체 큰 심리적 내상을 입었기에 ‘힐링’의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듯하다. KIA 관계자는 최근 서울에서 우연히 선 감독과 만났다. “감독님이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했다. 미래에 대해 별 얘기는 안 하셨다. 가족들을 많이 챙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다. 선 감독은 KIA 감독에서 자진사퇴할 때, 가족들이 겪었던 마음의 상처를 가장 걱정했다고 했는데 그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김시진 전 롯데감독도 25일 “그냥 잘 쉬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야구인들은 안 만나고 있다”라는 말 속에서 힘겨웠던 자진사퇴 충격에서 헤어 나오는데 약간 더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김 감독은 “머릿속에 몇 가지 계획은 있는데 생각 중이다”고 덧붙였다. 일본이나 미국으로 야구 공부를 떠날지, 국내에서 야구행정 관련해 일을 찾아볼지 미정이다.

● 김응룡·송일수, 안분지족의 삶을 살까?

한화 김응룡 전 감독과 두산 송일수 전 감독은 사실상 완전 은퇴 상태다. 74세인 김 전 감독은 연령을 감안할 때, 사령탑 컴백은 쉽지 않을 듯하다. 야구계 큰 어른으로서 중대 사안이 있을 때 쓴소리를 해주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 전 감독과 선 전 감독은 모 방송사로부터 해설자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감독은 경질 이후에 일본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65세의 나이에다 의사소통의 핸디캡을 노출한 두산 감독 시절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감독 컴백은 비관적이다. 경질 이후 일본 담당 스카우트로 일할 것으로 발표됐으나 실제론 두산과 별 교류가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 이만수, 야인으로서 더 왕성한 활동

반면 SK 이만수 전 감독은 권력에서 내려온 뒤, 오히려 의욕적으로 자기 자리를 금세 찾았다. 동남아시아 라오스에서 야구 개척을 시작했고, 경북 문경에 가서도 유소년들을 지도했다. 이 전 감독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험한 곳일수록 더욱 기꺼이 찾아가는 삶을 살고 있다. 덕분에 SK 감독 시절에 겪었던 일부 안티 팬들의 비난도 희석시켰다. 이 전 감독의 ‘멘토’인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이 전 감독이 솔직담백한 성품이라 오해도 많이 샀지만 그만큼 순수한 사람이다. 이 전 감독의 봉사활동을 보며 사람들이 ‘말로 하는 것은 실행에 옮기는 사람’인 것을 알게 돼 긍정적 여론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허 위원은 “우리 야구계가 꼭 승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 있다는 것을 이 전 감독을 통해 알려졌으면 좋겠다. 전직 감독들은 야구장 밖에서도 할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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