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잘 쉬는 목소리, 성대 건강 ‘빨간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6일 06시 40분


쉰 목소리, 음성질환·후두암 등 가능성도
후두내시경으로 성대 건강상태 체크해야
발성습관 원인일 땐 음성언어치료 효과적

유독 목이 잘 쉬는 사람이 있다. 여러 명이 어울려 노래방이나 야구장을 찾아 소리를 질렀는데, 다음날 혼자만 목이 쉬어있다. 이런 사람은 성대 건강이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성대의 건강 상태는 목소리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음성질환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다”면서 “특히 남들보다 더 쉽게 잘 쉬는 목소리는 성대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목소리가 쉬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성대 기능이 약한 경우다. 목소리는 부드러운 점막과 근육으로 이루어진 양측 성대가 잘 접촉해 균일한 진동이 일어나면서 생긴다. 그런데 이러한 성대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거나 기능이 약해지면 마찰 면적과 진동에 이상이 생겨 음성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소리를 내는 방법, 즉 발성이 잘못된 경우다. 평소 말을 할 때 고함을 치듯 악을 쓰거나 자신의 음역대에 맞지 않게 너무 높은 소리를 내는 경우, 자신도 모르게 성대 근육에 힘을 주면서 말하는 습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와 같은 잘못된 발성습관은 성대의 피로도를 높여 작은 자극에도 성대를 쉽게 손상시켜 쉰 목소리를 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질병으로 인한 경우다. 가장 흔한 것은 감기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후두염이다. 또 목소리 남용으로 인해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의 음성질환이 생겼거나 역류된 위산이 식도를 거슬러 성대를 자극하는 역류성 식도염도 쉰 목소리를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알레르기, 갑상선 질환, 후두의 외상, 신경학적 원인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 쉰 목소리, 음성질환·암 신호 가능성

쉰 목소리는 음성질환은 물론 후두암, 인후암 등의 증상일 수도 있다. 따라서 남들보다 목소리가 쉽게, 자주 쉰다면 반드시 후두내시경을 통해 객관적인 성대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성대에 구조적, 기능적인 문제가 있다면 성대 보톡스나 필러와 같은 물리적인 치료 1∼2회 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반면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이라면 1개월 정도의 음성언어치료가 효과적이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발성기관을 검사해 문제점을 파악한 후 언어치료사를 통해 호흡부터 발성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다.

안철민 원장은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고, 목에 통증이나 이물감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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