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경영]프리미엄化·친환경·초일류… “도약의 해 2015” 한국기업 포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주요그룹 총수 2015 신년사로 본 ‘혁신경영’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 글로벌 시장침체는 장기화하고 있고 내수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지도 불확실하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와 신흥국 환율 불안도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 적잖은 부담이다.

이런 대내외적 악재 속에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각 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위기론’을 꺼내든 이유다. 기업들은 이런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하기 위한 키워드로 ‘혁신경영’을 꼽고 있다.

제품 및 기술 혁신

글로벌 TV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다양한 프리미엄급 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이 내놓을 신작들은 초고화질(UHD) TV, 커브드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혁신적인 기술에 바탕을 둔 제품들이다.

미래 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들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스마트헬스와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한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도 “IoT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IoT 생태계 확장 등 개방화 전략을 전개해 관련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친환경차 연구개발(R&D) 및 생산 확대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 혁신에 나선다. 특히 친환경차 핵심 부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이미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부문에서도 글로벌 기술수준을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4년간 R&D 부문에만 31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창조경제 화두 중 하나인 ‘융합’을 통해 제품 및 기술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경남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를, 서울 사무소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개소했다.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쌓인 빅데이터를 분석해 효율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고객 위주 서비스 혁신

국내 시장의 포화상태로 성장정체기를 맞은 이동통신사들로서는 휴대전화 보조금을 통한 마케팅 전쟁보다는 서비스 혁신을 통한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래 성장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혁신’을 올해 모토로 삼았다. 기존의 통신시장에서는 다이얼패드 대신 자주 통화하는 사람의 얼굴을 아이콘 형태로 보여주는 ‘T전화’와 특정 매장이나 기관 전화번호를 서비스하는 ‘T114’ 등으로 고객서비스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IoT를 활용한 ‘스마트팜’ 등 신산업 부문의 투자를 늘려 신규 성장동력을 조기에 찾기로 했다.

KT는 초고속 인터넷보다 최대 10배 빠른 기가인터넷을 안착시키기 위해 내년까지 관련 인프라를 대거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스마트 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미래 융합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LG유플러스는 ‘탈(脫) 통신’을 올해 최대 화두로 꼽았다. 특히 주력사업으로 ‘홈 IoT’를 표방하면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Z-웨이브’를 적용한 ‘가스락’ 등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홈보이, 맘카, U+tvG 같은 혁신적인 홈 IoT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 및 인사 혁신

SK그룹은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및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들의 경영실적 개선이 올해 가장 큰 과제다. SK이노베이션은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 사업구조, 수익구조, 재무구조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임원 및 팀장 워크숍에 직접 참석해 “글로벌 석유자급률 증가와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설령 유가가 반등해도 회사의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경영혁신을 추구해 온 포스코도 올해 핵심 키워드로 ‘재무적 성과 창출’을 제시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사업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LG화학은 본부별 책임경영 체제를 보다 확고히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을 실시, 석유화학 정보전자소개 전지 3개 사업본부 체제를 3개 사업본부(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와 1개 사업부문(재료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효성그룹도 올해 경영 방침을 ‘책임 경영’으로 정했다.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은 “대외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책임경영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곧 기회

LG그룹에서 독립한 지 10년이 된 GS그룹은 올해를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 신년모임’에서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고객이 원하는 삶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를 위해 사업구조 고도화와 다변화 등 질적 성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3년 만에 직접 내놓은 신년사에서 “2015년은 내실을 기반으로 대통합의 기틀을 다지고 시너지를 확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건자재, 제약, 포장재 제조 등 비핵심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동시에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 및 석유화학 관련 회사 4개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등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잘할 수 있는’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의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도 올해를 ‘세계 초일류 보험사 도약의 해’로 선포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