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척’도 ‘월척’으로 바꾸는 군대 농구의 비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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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과 감사함을 알아가면서 자기 농구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곳입니다.”

21일 2014~2015 프로농구 D리그(2군) 챔피언결정전에서 오리온스를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오른 상무의 이훈재 감독은 상무 농구가 호평을 받는 비결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상무는 농구인들에게 ‘공장’으로 불린다. 한 농구 원로는 “준척을 월척으로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했다. ‘컴퓨터 가드’ 이상민 삼성 감독과 ‘람보 슈터’ 문경은 SK 감독은 상무에서 비로소 농구에 눈을 떴다고 평소 얘기한다. 김상식 전 삼성 코치는 농구대잔치 시절 상무의 주포로 활약하면서 ‘이동미사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 남자 농구 대표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KT 조성민은 자신의 농구 인생을 상무 입대 전과 후로 나눈다. 조성민은 “상무시절은 선수로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면서 농구로 성공해야겠다는 간절함이 생긴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훈재 감독은 “이전 소속팀에서 경험한 주전 경쟁 압박감에서 벗어나면서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커지고 자기 농구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며 “희생과 배려를 배우면서 농구 외적으로도 강해지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상무를 지휘했던 감독들도 좋은 평가 속에 큰 무대로 진출했다. 김진 LG감독과 추일승 오리온스감독은 상무 감독을 거쳐 프로 지도자로 성공했다. 2003년부터 1년간 상무 감독을 지냈던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은 “상무에서는 주로 프로 2군이나 대학팀을 상대하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다양한 실험이 가능했다”며 “승패 부담이 프로나 대학보다 덜해 내가 가진 지도 역량을 마음 편하게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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