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언제쯤…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 0.4% ‘9분기만에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2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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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과 세수(稅收) 감소로 인해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9개 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매년 연초에 돌려주던 연말정산 환급액이 올해에는 작년보다 줄 것이라는 점 때문에 소비심리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이 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분기 성장률은 2012년 3분기(7~9월)의 0.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2013년 2분기(4~6월)부터 1년 반 동안 대체로 1% 안팎을 유지해왔지만 이번에 그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다시 미끄러졌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품 수출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수출이 부진했고 세수가 줄면서 정부가 건설투자를 줄인 게 주된 원인”이라며 “작년 10~11월 사이 윤달이 있어 1만5000건 가량의 결혼식이 전 분기로 앞당겨지거나 다음 분기로 미뤄진 것도 소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작년의 연간 경제성장률도 3.3%에 그쳤다. 2011년 이후 4년 연속 4% 미만 성장률이다. 세월호 참사로 민간소비가 침체되고 기업투자의 부진이 이어진 게 한국경제가 작년에 저성장에 머문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올해 1분기(1~3월)에 경기가 반등할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작년 말 부진에 따른 기저(基底)효과와 연초 정부지출의 확대로 1%대 성장률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연말정산 대란’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드는 만큼 가계소득도 감소한다면 성장률이 0.1~0.3%포인트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유통업계에는 이런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이달 15~21일 홈플러스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줄었다. 바뀐 연말정산 방식 때문에 세금을 더 내게 된 직장인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김유영기자 abc@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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