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 턱수염 파손… 접착제로 붙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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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중 부서지자 보존실 안보내고 에폭시 접착제 사용해 접합
일부 얼굴에 떨어져 긁다가 ‘자국’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사진)에서 턱수염이 부서져 박물관이 미봉책으로 접착제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황금마스크가 전시된 카이로 이집트국립박물관에서 전시 유물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황금마스크의 턱수염이 파손됐으며 직원들이 에폭시 접착제로 턱수염을 다시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다 파손됐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직원의 실수로 발생했는지 아니면 유물이 낡아서 자연스럽게 부서졌는지에 대해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AP통신은 “모두 다른 대답을 했다. 다만 상부에서 빨리 고치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에폭시 접착제를 사용한 것은 모두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현지 언론은 박물관 직원이 황금마스크를 파손했고 이집트국립박물관은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턱수염을 붙이는 데 사용된 접착제는 접착력은 강하지만 고대 유물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또 접착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접착제가 마스크 얼굴에도 떨어져 주걱으로 접착제를 긁어 그 자국까지 남았다. 이집트국립박물관 관계자는 “체계적인 수선을 위해서 황금마스크를 보존실로 보내야 했으나 빨리 전시하려고 돌이킬 수 없는 물질을 썼다”고 말했다.

고대 이집트의 유물을 다량 보관하고 있는 이집트국립박물관은 현재 유물 관리 및 보존 능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축출 이후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관광객이 크게 줄었고 이집트국립박물관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금색 바탕에 푸른색 줄무늬가 특징인 황금마스크는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중 가장 유명한 문화재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투탕카멘 턱수염 파손#이집트 파라오#투탕카멘 황금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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