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균형 갈등, 리더십 위기로 번져” 다보스의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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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다보스포럼]다보스가 주목한 ‘새로운 세계 상황’

스위스 작은 마을 다보스에 올해에도 전 세계 거물들이 모였다. 21∼24일(현지 시간) 열리는 다보스포럼(WEF)은 올해 45회째. 새해 벽두 다보스포럼이 내건 대주제는 ‘새로운 세계 상황(The New Global Context)’이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지구촌이 맞닥뜨린 난제들이 갈수록 풀기 어려운 다차원 방정식이 돼 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포럼 사무국은 올해 참석자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를 비롯해 주요 국가 정상만 35명이 참석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도 찾는다. 미국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참석한다. 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등도 회의장을 찾는다. 사무국은 “세계 지도자 2500명이 글로벌 이슈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22일 한국의 밤 행사에는 국내외 기업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밝혔다.

2015년 다보스포럼 관전 포인트를 포럼이 내건 10대 이슈를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 소득불균형 실업 리더십 실종

다보스포럼은 올해 선정한 글로벌 10대 이슈 1∼3위에 소득불균형, 실업률, 리더십 실종을 꼽았다. 모두 경기침체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일본, 유럽 대다수 선진국과 신흥국들에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가가 부채 증가에 따라 재정 형편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국가 간, 계층 간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실업률을 올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각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기대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의 변화가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이 된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비롯한 유럽의 위기, 자칫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 경제의 불안도 논의한다. 리 총리가 2009년 원자바오 전 총리 참석 이후 포럼에 오랜만에 참석한 것은 포럼장이 자칫 중국 성토장이 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 총리는 21일 개막식 축사에서 “중국 경제는 절대 경착륙(Hard landing)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가 간 조정 능력 상실

포럼 측은 “사회 경제적 난제가 쌓여가고 있음에도 각국의 강력한 리더십 부재로 국내 국제 질서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포퓰리즘에 따른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가 블록이 아닌 국가별로, 이해당사자별로 갈라지면서 국가 간 조정능력이 상실되는 것도 문제다. 포럼 측은 “아시아는 영토 및 자원 분쟁으로, 아프리카와 중동은 종교 및 자원 분쟁으로 평화지수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갈등 고조’를 4위 이슈로 꼽았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친(親)러시아 반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분쟁은 독일과 프랑스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반(反)유럽연합(EU)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중동에선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서방을 향한 테러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와 관련한 조정능력의 상실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석유기업 대표들이 “유가 하락은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자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이 “감산 결정은 가능한 전략이 아니다”고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한편 포럼은 △환경오염 △기후변화 △물 부족 △의료 격차도 10대 이슈에 넣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다보스포럼#소득불균형#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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