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멜버른] 손흥민 연장서 2골 ‘4강 매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3일 06시 40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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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로 발로 원샷원킬 우즈벡 격파…차두리 종료 직전 ‘환상의 폭풍 돌파’

한국, 26일 이란-이라크 승자와 결승행 격돌



한국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0으로 이겼다. 에이스 손흥민(23·레버쿠젠)은 연장 전반 14분 헤딩 선제골과 연장 후반 14분 왼발 쐐기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우즈벡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9승2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한국은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에서 이란-이라크전 승자(23일 오후 3시30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 드디어 골 맛! 에이스의 힘!

스타는 가장 간절할 때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다. 손흥민이 그랬다. 살얼음판 같은 0-0 스코어가 이어지던 연장 전반 말미, 드디어 기다렸던 한 방이 터졌다. 왼쪽 풀백으로 나선 동갑내기 김진수(호펜하임)가 우즈벡 문전 왼쪽에서 띄워준 날카로운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으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동점을 향한 우즈벡의 총공세가 이어진 연장 후반 14분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중반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오른쪽 풀백 차두리(35·FC서울)가 연결한 패스를 시원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2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남긴 “개인 욕심은 생각하지 않는다. 팀 우승이 먼저”라는 약속을 확실히 지켜냈다.

사실 손흥민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컨디션부터 정상이 아니었다.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 이후 감기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몸무게도 줄어 우려를 낳았다. 거듭 불참하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17일)을 앞두고 훈련에 복귀했지만,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다. 후유증이 남은 듯했다. 후반 4분 구자철(26·마인츠)과 교체돼 투입됐던 호주전에선 2∼3차례 돌파를 시도하고도 마무리를 짓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히 ‘우리가 알던’ 손흥민으로 돌아왔다. 우즈벡을 완벽히 무너트렸다. 경기 후 손흥민은 “골은 내가 넣었지만 동료들이 완벽하게 맞춰줬다. 난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렸다. (김)진수의 크로스가 기가 막혔고, (차)두리 형은 말할 필요 없이 깔끔하게 도와줬다. (차)두리 삼촌에게 꼭 좋은 선물을 주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 ‘늪 축구’에서 벗어나다!

‘슈틸리케호’는 오만∼쿠웨이트∼호주로 이어진 조별리그 3경기 모두를 1-0 승리로 마쳤다. 화끈한 다득점 승리는 올리지 못한 반면, 그만큼 짠물수비를 펼친다는 의미에서 ‘늪 축구’라는 모호한 닉네임을 얻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한국은 역시 위기에서 강했다. 60대40(%)에 달한 볼 점유율로 우즈벡을 압도했고, 2골을 뽑아 ‘늪’의 오명(?)을 벗어던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볼 점유율과 패스 정확도가 좋았던 오만전, 정신력과 투쟁심이 인상적이었던 호주전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정확히 결과로 드러났다.

베테랑들도 빛을 발했다. 후배들을 이끌고 후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또 한번의 무실점 승리를 진두지휘한 중앙수비수 곽태휘(34·알 힐랄)는 ‘맨 오브 더 매치(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고, 차두리는 전매특허인 환상적인 오버래핑으로 지친 팀에 활력을 불어넣더니 완벽한 어시스트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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