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일본 48명, 대만 11명 빅리거 배출…일본 대만의 ML 도전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3일 06시 40분


1964~1965년 일본의 무라카미 마사노리가 메이저리그의 문을 열어젖혔을 때만 해도 아시아야구의 반응은 개인의 모험적 일탈 정도로 여겼다. 실제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한 무라카미는 불과 2년 만에 메이저리거 생활을 청산했으니 그렇게 진지한 사명감을 가지고 메이저리그로 간 것은 아니었다. 무라카미 이후 30년간 일본야구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개념 자체를 장착하지 않았다.

그러다 돌연 나타난 이단아가 노모 히데오였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1995년 LA 다저스에 입단했지만 일본 내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 프로야구의 질서를 노모가 독단적으로 깼다’며 일본야구를 배신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정서가 짙었다. 그러나 노모가 1995년 돌풍을 일으키자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노모는 배신자에서 개척자, 영웅으로 바뀌었다. 노모가 프런티어가 되자 요시이 마사토, 이라부 히데키, 하세가와 시게토시, 사사키 가즈히로, 이시이 가즈히사 등 일본프로야구 특급스타들이 줄줄이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무대로 진출했다.

그리고 야수로서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 포스팅을 통해 시애틀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타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남겼다. 이치로와 동시대에 활약한 신조 쓰요시와 마쓰이 히데키, 다구치 소 등도 뒤를 따랐다. 심지어 포수인 조지마 겐지까지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었다.

일본의 수준급 선수들이 으레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판에 특급선수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언젠가부터 당연한 관례처럼 됐다. 특히 마쓰자카 다이스케, 이와쿠마 히사시,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등 초특급 선수의 포스팅 금액과 연봉은 미국과 일본 야구계 전체를 들썩이게 만드는 메가톤급 계약의 연속이었다. 구로다 히로키처럼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해 일본에서 선수 커리어를 영예롭게 마감하는 케이스도 생겨나고 있다.

무라카미부터 그동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일본 선수는 총 48명. 그 중 현재 소속팀이 없는 이치로가 계약에 성공할 경우 현역 일본인 메이저리그 선수는 10명이다.

한국, 일본에 비해 돋보이진 않지만 대만도 꾸준히 메이저리그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선수를 낳고 있다. LA 다저스에 입단한 타자 천진펑이 2002년 대만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문을 연 이래 왕젠민이 뉴욕 양키스에서 2006~2007년 2년 연속 19승을 따내며 전성기를 열었다. 좌완 궈홍즈도 불펜투수로서 2005~2011년 7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로 입단한 천웨이인이 메이저리그에서 대만야구의 명맥을 잇고 있다. 2012년 볼티모어 입단 첫해부터 12승을 거두더니 2014년에는 16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 한번이라도 서 본 대만 선수는 총 11명으로 한국(14명)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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