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머금은 신비의 오로라, 별빛 속을 달리는 순록 썰매… 동화 속 겨울왕국을 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3일 06시 40분


핀란드 라플란드 사리셀카의 밤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밤에 영하 30도에 가까운 추위를 2∼3시간 이상 견뎌야 볼 수 있지만, 힘든 인내만큼 가슴 설레는 감동을 준다. 사진제공|라플란드 관광청
핀란드 라플란드 사리셀카의 밤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밤에 영하 30도에 가까운 추위를 2∼3시간 이상 견뎌야 볼 수 있지만, 힘든 인내만큼 가슴 설레는 감동을 준다. 사진제공|라플란드 관광청
■ ‘청정 겨울여행의 꽃’ 핀란드 라플란드

연간 200일 이상 오로라 볼 수 있는 곳
글라스 이글루에서 보는 밤하늘 최고
사리셀카 설원은 겨울레포츠의 천국
순록 사파리·스노모빌 타고 자연만끽

산타클로스의 고장, 디자인 강국, 노키아, 그리고 자일리톨. 북유럽의 복지국가 핀란드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유럽여행하면 떠오르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나 요즘 급상승한 크로아티아에 비해 조금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핀란드는 무공해의 청정자연 속에서 겨울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나라다. 특히 핀란드 북쪽과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 러시아 콜라반도를 포함하는 유럽 최북단 지역인 라플란드는 오로라투어 같은 자연탐방과 다양한 레포츠가 있어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겨울여행 명소로 인기가 높다.

● 자연이 만드는 밤하늘의 오페라…오로라투어

라플란드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오로라투어다. 오로라투어는 국내서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가 유명하지만, 유럽서는 노르웨이 트롬쇠, 스웨덴 키루나와 함께 핀란드 라플란드를 오로라여행 명소로 꼽는다. 라플란드에서는 연간 200일 이상 오로라를 볼 수 있다. 노던 라이트(Northen Lights)라고도 부르는 오로라를 핀란드에서는 ‘레본툴레트’(도깨비불)라고 부르는데 오로라에 관한 전설이 20개가 넘는다.

평균 영하 20도 안팎의 날씨 탓에 오로라를 보려면 방한복과 모자, 마스크, 장갑 방한화가 필수다. 특히 방한화는 투자를 좀 하더라도 영하 30도 이상 견딜 수 있는 것을 준비하는 게 좋다. 실제로 이번에 방문한 라플란드 사리셀카와 이나리는 취재 기간 낮 영하 22도, 밤에는 최저 영하 37도까지 떨어졌다. 오로라를 사진으로 찍는 것도 사람들의 로망이다. 운이 좋으면 스냅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도 찍을 수 있지만, 그래도 미러리스나 DSLR이 유리하다. 삼각대와 추위 속 방전에 대비한 여분 배터리는 기본. 오로라가 나타나는 시간이 보통 밤 8시부터 자정, 길게는 새벽 2∼3시까지여서 북극의 추위를 참고 기다릴 인내도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준비를 해도 오로라를 볼 수 없으면 헛일. 오로라는 구름이 낀 흐린 날이거나 반대로 달빛이 너무 밝아도 보기 어렵다. 라플란드 여행 4일 동안 오로라를 본 것은 딱 이틀.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오로라 예보다. 예보사이트는 여러 개가 있지만 알래스카 패어뱅크스 대학 지질연구소의 사이트(http://www.gi.alaska.edu/AuroraForecast)가 괜찮다.

사리셀카 칵스라우타넨 리조트의 글라스 이글루. 이글루 앞 썰매는 투숙객 짐운반용(위쪽 사진). 두툼한 담요를 덮고 북극 겨울밤을 즐기는 순록 사파리. 사리셀카(핀란드)|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사리셀카 칵스라우타넨 리조트의 글라스 이글루. 이글루 앞 썰매는 투숙객 짐운반용(위쪽 사진). 두툼한 담요를 덮고 북극 겨울밤을 즐기는 순록 사파리. 사리셀카(핀란드)|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 설원 달리는 허스키 순록 사파리에서 스노모빌까지

라플란드의 사리셀카는 우르호 케코넨 국립공원에 속해 있고 눈이 많이 내려 인기 높은 스키 리조트이자 겨울레포츠의 천국이다.

사리셀카의 겨울 액티비티는 무척 다양하지만 역시 허스키나 순록 사파리, 스노모빌이 최고 인기다. 허스키 사파리는 시베리안 허스키 개 6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설원을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손님이 직접 드라이버로 운전을 맡아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감이 있다. 시속 15∼20km지만 체감속도는 제법 빠르다. 눈 덮인 숲 속 나무 사이를 달릴 때는 마치 ‘겨울왕국’ 속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허스키 사파리는 시간제(2시간, 4시간)부터 밤에 썰매를 타고 나가는 오로라헌팅, 아예 이틀 동안 야생자연을 썰매를 타고 누비는 상품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2시간 코스가 보통 143유로(약 18만3000원)부터 시작하고 이틀 코스는 950유로(약 122만원)이다. 순록사파리도 허스키 사파리와 비슷한 상품 구성이지만 가격은 조금 저렴하다. 밤에 타는 순록 사파리는 하늘 가득한 별빛 속을 달리는 느낌이 이채롭지만 속도감은 조금 떨어진다.

스노모빌도 허스키, 순록과 비슷한 상품구성이다. 속도감은 단연 최고지만 18세 이상이고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없으면 가이드나 동료 뒤에 타야 한다). 북극해의 일부인 바렌츠해를 달리는 3일짜리 상품이 있다. 여행기간 식사와 숙소를 제공하는데 가격이 2800유로(약 359만원)나 되는 고가 옵션상품이다.

● 유리 이글루에 누워 밤하늘 오로라를 본다

사리셀카에는 다양한 관광객이 찾는다. 그래서 지역특성을 살린 색다른 호텔과 리조트가 많다. 이중 요즘 한국서도 인기인 곳이 칵슬라우타넨 리조트. 이곳에는 천정을 유리돔으로 만든 ‘글라스 이글루’ 객실이 있다. 밖에서 추위에 고생하지 말고 따스한 방에서 침대에 누워 유리천정을 통해 밤하늘을 보고 오로라도 감상하라고 만든 객실이다. 특수 제작한 유리는 방안을 영상 20도 정도의 쾌적한 환경으로 유지한다. 리모콘으로 침대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기분 따라 앉아서도 누워서도 밤하늘을 구경할 수 있다. 이밖에 산타클로스를 콘셉트로 한 이색 호텔체인 ‘산타스 호텔’도 사리셀카 외에 산타의 마을로 유명한 로바니에미와 루오스토 등 세 곳에 있다.

사리셀카(핀란드)|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트위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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