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계기판색 기분따라 선택… 스포츠카형 핸들 돌리는 재미 솔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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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차 소형 SUV ‘티볼리’ 타보니

21일 열린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 언론 시승행사에서 티볼리가 자유로를 달리고 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앞모습은 티볼리 디자인의 핵심이다. 쌍용자동차 제공
21일 열린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 언론 시승행사에서 티볼리가 자유로를 달리고 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앞모습은 티볼리 디자인의 핵심이다. 쌍용자동차 제공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차, 단연 ‘티볼리’다. 쌍용자동차가 사운(社運)을 걸고 만들었다고 할 만큼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던 쌍용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기업으로서 ‘권토중래’를 노리며 내놓은 야심작이다. 쌍용차로선 코란도 C 이후 4년 만에, 또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 내놓는 모델이기도 하다.

쌍용차 해직 노동자 이슈와 관련해 가수 이효리 씨가 트위터에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쌍용차가 안정되고, 해고됐던 분들도 다시 복직하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를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는 글을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 티볼리가 13일 출시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21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언론 시승행사를 통해 주행성능을 선보였다. 기자가 티볼리를 직접 타봤다.

‘생애 첫 차’ 구매층이 주 고객

티볼리가 내건 슬로건은 ‘나의 첫 번째 SUV’. ‘생애 첫 차’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을 공략하려는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엔트리 카(생애 처음으로 구매하는 차)’ 시장이 지나치게 준중형 세단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티볼리 같은 소형 SUV를 원하는 이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합리적인 가격대의 세컨드 카를 원하는 사람들도 공략 대상이다. 쌍용차는 티볼리 개발을 위해 42개월의 연구기간과 3500억 원의 개발비를 들였다.

‘티볼리’라는 이름은 이탈리아 로마 근교에 위치한 휴양 도시 이름에서 따왔다. 쌍용차 모델 중 처음으로 지역명을 채택한 사례다. 동시에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최초의 도심형 테마공원의 이름이기도 하다.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를 구상할 때 이 공원의 행복하고 자유로운 인상에 감명을 받아 많은 참고를 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앞모습… 계기판 색 변경 가능


티볼리 디자인의 정수는 강렬한 앞모습. 마치 송곳니처럼 생긴 범퍼, 새의 날개를 본뜬 그릴과 헤드램프 라인은 소형 SUV답지 않은 강한 카리스마를 느끼게 한다. 특히 라디에이터그릴이 거의 보이지 않는 점도 독특하다.

다만 옆모습과 뒤태는 강렬한 앞모습에 비해 조금 밋밋한 느낌이어서 살짝 아쉽다. 언뜻 보면 BMW의 소형 해치백 ‘미니’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뒷부분의 램프가 개성 있는 모습이어서 눈에 띈다.

내부는 투톤 컬러를 적용해 소형 SUV답지 않은 트렌디하고 톡톡 튀는 감성을 보여준다. 특히 레드 인테리어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스포츠카 못지않은 트렌디한 느낌이 든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계기판 부분. RPM(엔진분당회전수)과 속도계 위주로 된 간단한 디자인이지만 심심하지 않다. 특히 계기판의 부분 색깔을 기분에 따라 6가지 색 중 하나로 선택해 바꿀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운전자가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부분인 계기판의 색을 바꿀 수 있도록 해 같은 차를 타면서도 늘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가격 대비 성능은 최고, 가속 성능은 아쉬움

시승은 여의도에서 올림픽대로와 자유로를 거쳐 파주 헤이리를 돌아오는 길 80여 km에서 이뤄졌다. 길이 막히지 않아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좌석은 보통 체격의 사람에게는 문제없지만 체격이 큰 사람은 좁게 느낄 수도 있다. 사이드미러가 큰 편이라 보기에 편했다.

주행 성능이 특별히 떨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1.6L 엔진에 2000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격 대비 성능은 좋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비슷한 차급의 ‘쉐보레 트랙스’나 ‘QM3’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특히 급가속 등을 자제한다면 엔진소음은 별로 들리지 않았고, 특히 연료소비효율(연비)가 좋았다. 속도를 내며 달려본 결과, 연비는 L당 12.8km가 넘었고 경제속도로 달릴 땐 L당 13km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다만 역동적인 주행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가속페달을 세게 밟아도 반응이 즉각 나오는 폭발적인 가속보다는 부드러운 가속이 이뤄졌다. 일단 속도가 어느 정도 올라간 후에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지만 그 전까진 약간 불안정한 느낌이었다. ‘컴포트’나 ‘노멀’ 모드에서는 RPM이 4000을 넘지 않게 잡아주는 듯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RPM이 5000까지 쉽게 올라가면서도 가속이 그만큼 이뤄지진 않았다. 또 고속에서는 노면이 고르지 않은 곳을 지날 때 많이 출렁거리는 느낌도 있었다. 또 소형차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외부 소음이 다소 크게 느껴지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일단 속도가 올라가고 난 뒤의 반응성은 나쁘지 않았다. 또 스티어링 휠(핸들)이 단순 원형이 아니라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D 컷(원형 아랫부분을 잘라낸 모양)’이어서 색다른 그립감과 함께 핸들을 돌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차체 71%에 고장력 강판, 에어백 7개 장착

티볼리의 차체 중 71.4%에 고장력 강판이 적용됐고, 이 중 40%는 초고장력 강판이다. “고장력과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 모두 동급 중 최대”이라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특히 주요 10개 부위에는 ‘핫프레스포밍’ 공법으로 한층 뛰어난 강성을 갖춘 초고장력 소재를 사용해 충돌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했다. 이 공법으로 가공한 소재는 일반 초고장력 강판보다 2배 이상 높은 강성을 보인다. 또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7개의 에어백을 장착했다. 충돌 시 안전띠가 신속하게 가슴과 골반을 잡아줘 상해를 막는 시스템도 적용됐다.

트렁크는 골프백이 3개 정도 들어갈 수 있다. 대형차가 아닌 만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뒷좌석을 완전히 접을 수 있어 스노보드나 서핑보드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조수석 앞 수납공간인 글로브박스 위에 별도의 홈으로 수납공간을 만들어 스마트폰 등을 놓을 수 있게 한 점도 편리했다. 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는 ‘HDMI(High-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 단자가 달려 있어 스마트폰의 영상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더 새로워질 ‘티볼리’

이번에 나온 티볼리는 가솔린엔진 모델. 쌍용차는 6월 1일 디젤엔진 모델을 내놓고 연말에는 차체가 긴 ‘롱보디’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민 쌍용차는 저유가로 가솔린 모델에 대한 부담이 낮아져 가솔린 모델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티볼리는 올 상반기 중 중국에도 출시될 예정이며, 올해 3만85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내수 4만 대, 해외 6만 대를 합쳐 연간 10만 대까지 판매량을 올릴 각오다. 가격은 TX 수동변속기 모델 1635만 원부터 LX 모델 2220만∼2347만 원까지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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