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핫 매물’ 떴다… 초단위 경쟁이 시작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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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 車경매장 가보니

300여 명이 바라보고 있는 커다란 화면에 ‘1140번’ 매물이 떴다. 2011년식 그랜저 HG 모델. 총 주행거리가 2만9000km밖에 되지 않아 ‘핫’ 한 매물임을 모두가 직감했다. 경매 시작 신호와 함께 ‘경쟁’이라는 글자가 뜨며 사진 테두리에 빨간색과 검은색 띠가 나타나며 반짝거렸다.

1570만 원에서 시작한 가격은 5만 원 단위로 무섭게 올라갔다. 몇 초 단위로 올라간 가격은 어느새 2000만 원을 넘어섰다. ‘경쟁’ 글자가 써 있는 칸의 배경색이 빨간색이었다가 노란색으로, 이후 녹색으로 바뀌며 숫자가 바뀌는 빈도가 잦아들었다. 41××번 낙찰. 시작가보다 505만 원이 높아진 2075만 원이었다.

9일 오후 찾은 경기 시흥시 정왕천로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의 시화자동차경매장 현장. 계단식으로 마련된 400석 규모의 자리에 180여 개 업체에서 약 300명의 중고차 딜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한 번 누를 때마다 가격을 5만 원씩 올리는 버튼을 들고 있었다. 이따금 검은 피부에 수염을 기른 딜러들도 보였다. 중동이나 러시아에서 온 딜러들인데, 중동 중에서는 인기 웹툰 ‘미생’의 촬영지가 됐던 요르단 출신 딜러도 많이 온다고 한다.

물론 ‘1140번 매물’처럼 모든 차가 낙찰되는 것은 아니다. 시작가에서 올라간 가격이 원래 주인의 희망 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유찰되기도 하기 때문에 평균 낙찰률은 55% 정도다.

현대글로비스는 경기 시흥시 시화와 성남시 분당, 경남 양산시 3곳에서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지자체마다 중고차 경매장이 있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전체 중고차 거래 340여만 건 중 4.3%만 경매로 거래되고 있다. 이원준 현대글로비스 시화경매장 센터장은 “경매는 여러 명의 딜러가 투명하게 참여하기 때문에 가격 왜곡에 대한 걱정 없이 최대한 시장 가격에 근접한 값을 받을 수 있는 중고차 매매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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