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원대, 황새 ‘미호’ 귀소 프로젝트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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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사육장 탈출후 하동서 발견… 높이 7m 반경 1.5m 둥지탑 설치

국내 유일의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복원 연구기관인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교수)이 지난해 4월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7개월 만에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2년생 암컷 황새 ‘미호’의 귀소(歸巢)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황새복원연구팀은 미호가 올봄에 고향인 교원대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대학 내 청람황새공원 안에 높이 7.2m, 반경 1.5m의 황새 둥지탑(사진)을 설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에 황새 둥지탑은 모두 5곳이 건립됐는데, 황새 방사 예정지인 충남 예산 3곳과 경남 김해 화포천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연구팀은 미호가 이 둥지탑에 정착을 시도할 경우 황새공원 내 대형 사육장의 그물 지붕을 열어 사육장 안의 인공연못에 미꾸라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청람황새공원 주변 논 6만 여 m²를 친환경 농업지대로 바꿔 미호가 이곳에서도 안전하게 먹이사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현재 미호는 경남 하동을 떠났으며 다시 내륙으로 왔는지 아니면 남쪽인 일본 쓰시마 섬으로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박시룡 원장은 “청람황새공원 주변 27.2km²를 황새습지공원으로 만드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미호천이 생태습지로 복원되면 미호가 9월에 충남 예산에서 방사되는 황새나 겨울에 국내로 오는 황새와 짝을 이뤄 미호천 주변에서 번식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미호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 청람황새공원 내 황새 2마리를 단계적인 방사 기법에 따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적 보호조류로 멸종위기 1급 동물인 황새는 습지 먹이사슬의 최강자이면서 행복과 고귀, 장수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새로 알려져 있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농촌 어디서나 번식하던 텃새였지만 농촌 생태계 훼손으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동아일보 특종 보도(1971년 4월 1일자 1면)로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한 쌍이 발견됐지만 이 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고 암컷마저 19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죽으면서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원대는 박 원장의 주도로 1996년부터 캠퍼스 내 야산과 논에 황새인공증식 시설을 건립하고 황새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57마리의 황새를 사육 중이다. 문화재청이 2009년 ‘황새생태마을’ 조성지로 선정한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야생 복귀를 준비 중이다. 황새생태연구원은 6월 18일 예산에 10∼12마리를 방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모두 60마리를 자연으로 보낼 계획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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