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빛 쪼여 고효율 약품생산하는 원천기술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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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이용해 약물의 흡수력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이 가능해져 국내 제약산업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46) 교수, 생명화학공학과 정기준(45) 교수 공동 연구진은 빛으로 약물 효소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반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술은 저가의 염료로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와 오메프라졸과 같은 위궤양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시토크롬 P450(cytochrome P450)’이라는 효소에 주목했다. 이 효소는 생물체 내 약물 및 호르몬의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사람에게 투여되는 약물의 75% 정도는 이 효소가 대사를 담당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의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약물생산과정에서 대장균 등의 세포반응을 이용하는데, 이때 시토크롬 P450을 얼마나 잘 활성화 시키느냐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시토크롬 P450을 활성화하기 위해 ‘NADPH’란 이름의 생물세포 내 조효소를 이용했다. 하지만 NADPH의 가격이 워낙 비싸 시토크롬 P450 활용성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이번에 NADPH 대신 빛에 반응하는 감광제인 ‘에오신 Y’라는 물질을 이용하는 방법을 처음 개발했다. 저가의 에오신 Y를 빛에 노출해 시토크롬 P450의 효소반응을 촉진, 고가의 대사물질을 생산하는 것이다.

박찬범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시토크롬 P450 효소의 산업적 활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12일 화학 분야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뒷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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