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병사 10여명 무단이탈 ‘쉬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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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전역전날 밤 “式 치렀다”… 부대 나갔다가 새벽에 모두 복귀
당시 총기난사 상황… 반년간 숨겨

해군 병사 10여 명이 부대를 무단이탈했지만 군 당국이 반년 가까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군 기강 해이 논란이 제기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순 강원 동해시 해군 1함대사령부에서 김모 병장 등 병사 10여 명이 전역을 하루 앞두고 무단이탈했다. 당시 1함대사에는 150명에 가까운 병사가 전역식을 갖고 대기 중이었다. 해군은 병사 전역일이 토요일이면 하루 앞서 사령부에서 전역식을 치른 뒤 다음 날 부대 밖으로 나가게 한다.

하지만 김 병장 등은 전역식을 치른 당일 밤 12시 직후 상부에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고 부대 후문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경계병들이 제지하자 김 병장 등은 ‘전역식을 치렀으니 우리는 민간인 신분’이라고 말하며 부대를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김 병장 등은 시내 PC방 등에서 머물다 오전 5시경 모두 복귀했다”며 “이들은 군 조사에서 전역일을 착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은 김 병장 등을 군법상 무단이탈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기소 절차에 10여 일이 걸리고, 해당 시점에는 민간인 신분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사건을 각 병사의 소재지 민간 검찰로 이첩해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군은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당시 육군 22사단 전방소초(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군 기강 해이가 국민적 질타를 받던 상황을 고려해 쉬쉬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군 병사 무단이탈#전역#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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