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감쪽같은 보이스피싱, 하일성도 낚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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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거래 저축銀 직원 사칭 전화… 저리 대출 미끼 340만원 챙겨
40명에 2억대 뜯은 13명 적발

“하일성 고객님이시죠? 우수고객이라 싼 이자에 5000만 원 대출이 가능합니다.”

12일 오후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66·사진)는 처음 보는 발신번호가 찍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A저축은행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평소 하 씨가 거래하던 저축은행이다. 발신자는 “공인이라 방문하지 않고 서류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고, 하 씨가 관심을 보이자 대출 관련 서류를 팩스로 보냈다. 이어 “신용보증기금에 세금을 내야 한다”며 계좌번호를 알려줬고, 하 씨는 두 차례에 걸쳐 약 340만 원을 송금했다.

돈을 보낸 뒤 이상한 느낌이 든 하 씨는 A저축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러나 해당 팩스는 없는 번호였다. 그는 곧바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하 씨에게 걸려온 전화는 보이스피싱이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하 씨 등 40여 명에게서 2억8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 곽모 씨(35)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대포통장 명의를 빌려준 강모 씨(46)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하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거래하는 은행 정보도 알고 팩스 용지에도 은행 직인이 찍혀 있어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보이스피싱#하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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