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김동섭 “AFC 챔스는 하늘이 준 기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1일 06시 40분


성남FC 김동섭은 2015시즌을 절실한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성남의 동계훈련이 진행 중인 전남 순천의 한 호텔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올 시즌 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내 가치를 확실히 증명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순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성남FC 김동섭은 2015시즌을 절실한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성남의 동계훈련이 진행 중인 전남 순천의 한 호텔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올 시즌 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내 가치를 확실히 증명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순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日리그 4년 포함 프로8년차 성남 공격수
2013시즌 14골에서 지난해 4골로 추락
100점 만점에 50점도 줄 수 없는 부진
FA컵 우승으로 얻은 챔스서 부활 다짐

프로 8년차의 김동섭(26·성남FC)은 장밋빛 미래를 그려가던 기대주였다.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와 J2리그 도쿠시마 보르티스를 거친 그는 4년간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드래프트를 신청해 2011년 광주FC를 시작으로 K리그를 누비기 시작했다.

활약은 아주 훌륭했다. 첫 해 7골·2도움으로 ‘광주 돌풍’을 이끈 데 이어 이듬해에도 7골을 터뜨렸다. 광주의 챌린지(2부리그) 강등으로 2013년 이적한 성남일화(성남FC 전신)에서 만개하는 듯했다. 14골·3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성남이 기업구단에서 도시민구단으로 전환된 지난해는 암흑이었다. 34경기에서 4골을 뽑는 데 그쳤다. 10월에야 첫 골을 기록했다. 그의 부진과 성남의 추락은 궤를 함께 했다. 비록 FA컵을 제패했지만, 정규리그에선 힘겨운 강등 싸움을 거듭했다. 성남 구단이 국내 동계훈련 캠프를 차린 전남 순천에서 만난 그는 “모든 면에서 부족한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시즌 말에야 여유가 생겼지만,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슬럼프는 지난해가 처음은 아니었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각급 청소년대표를 거쳐 2012런던올림픽 대표팀 발탁을 꿈꿨지만 좌절됐다. 다행히 잘 이겨냈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시련을 잘 극복했다. 그래서일까. 지난해의 부진은 유독 크게 다가온다. “솔직히 100점 만점에 50점도 줄 수 없다. 작년 두 자릿수 득점을 목표로 잡았는데, 창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렇다고 전부 잃지는 않았다. 참담함 속에 얻은 것도 있었다. 시련을 감내하는 법,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김동섭은 “재능에 비해 발전속도가 늦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특히 작년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많지 않은 나이에 많은 경험을 하는 선수도 없다. 지금이라서 다행이다. 충분히 위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동섭은 자신의 상황을 ‘절실함’으로 정리했다. 지금껏 이렇게 축구가 고프고 간절한 적은 없었다. “이제는 나도 절실하다. 어떠한 상황이 닥치든 축구 아니면, 난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버티겠다. 그게 내게 주어진 운명이니까.”

다가올 2015시즌은 성남에나, 본인에게나 아주 중요한 시기다. FA컵 우승으로 얻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도전이다. 시민구단이 아시아 클럽 무대에 출전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김동섭은 “하늘이 내려준 기회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내 가치를 확실히 증명하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순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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