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공백 CJ, 年 투자-채용계획 2015년에도 未定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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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부재 여진 지속…최종 결정권자 없어 대행체제 한계
2014년 비슷한 보수적 경영 이어질듯… “글로벌기업 도약 차질” 우려 목소리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경영 공백 상태인 CJ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투자 및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그동안 매년 1월에 대규모 투자 및 채용 규모를 포함한 경영계획안을 공식 발표해왔다.

20일 CJ그룹에 따르면 현재 그룹 주요 계열사의 국내외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와 올해 매출 계획, 채용 인력 규모 등 주요 경영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계획만 세워 놓은 상태일 뿐 이에 대한 실행 여부와 시기를 계획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보통은 늦어도 1월 중으로 투자 및 채용 계획을 결정해 왔는데 현재는 내부적으로도 (계획 확정)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CJ그룹은 ‘그레이트 CJ’(2020년 매출 100조·영업익 10조 원 달성)라는 글로벌 사업목표 아래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3년 7월 이 회장이 배임과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주요 경영계획 수립과 집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투자 계획안을 발표하지 못한 지난해에 CJ그룹은 내부적으로 2조4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물류허브 구축 사업과 CJ CGV의 국내외 점포 개장 등의 투자가 일부 무산되면서 5000억 원이 빠진 1조9000억 원이 집행됐다. CJ그룹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올해 투자 금액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 될 듯하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이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이는 ‘컨트롤타워’인 이 회장의 자리를 대신할 사내 인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2013년 7월부터 이미경 부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5명(현재는 이관훈 전 CJ그룹 사장이 빠진 4명)이 참가하는 그룹 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월 2회 그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기적이 아니라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만 모여서 회의하는 것으로 모임의 방식이 바뀌는 등 이 회장 ‘대행 체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해외 물류기업 인수합병(M&A) 추진과 이를 통한 글로벌 5위 물류기업 부상(▶본보 1월 8일자 B3면) 등의 ‘큰 줄기’는 챙기고 있지만, 전 계열사를 엮어내는 신속한 의사결정에는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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