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회장 돌아오자… 비상경영위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2014년말 임원인사 후 한번도 안 열려
金회장, 공식 직책없이 의사결정할 듯

김승연 회장(사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출범한 한화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 ‘비상경영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본사로 출근하고 있는 김 회장이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비상경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말 사장 및 임원 인사를 결정하기 위해 소집된 뒤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는 “아직 해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회장 부재 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만든 기구지만 회장이 돌아온 만큼 사실상 그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형식적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남겨둘 수는 있겠지만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역할은 이미 끝났다는 의미다.

2013년 4월 설립된 비상경영위원회는 그동안 그룹 차원의 투자나 신규 사업계획, 임원 인사 등을 결정해 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최근 2년 동안 비상경영위원회가 김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삼성 계열사 인수,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간 합병 등 굵직한 의사결정은 지난해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시점에 이뤄졌다. 통상 연말에 발표되던 사장 및 임원 인사가 2013, 2014년 2년 연속 해를 넘기다가 올해 인사부터 다시 지난해 말 발표된 것이나 수년째 지지부진했던 한화폴리드리머 매각이 최근 결정된 것도 김 회장의 복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공식 직책 없이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맡는 현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2월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는 2019년 2월까지는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다.

현재 비상경영위원회에는 김연배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위원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등 4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