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붉은 대륙 삼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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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분기 아이폰 35%가 中서… 美비중 첫 추월 전망

《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10∼12월)중국 시장에서 ‘아이폰6’로 대박을 내 역대 최대 판매량 기록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팀 쿡 체제’ 출범 이후 중국 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애플은 올해 1분기(1∼3월) 첫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 시판을 앞두고 중국 성장세 가속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

○ 중국 덕에 최고 판매량 전망

최근 스위스연방은행 UBS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아이폰의 35%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으로 미국 시장(29%)보다 중국 시장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 시장 확대에 힘입어 전체 아이폰 판매량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UBS는 아이폰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을 6930만 대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애플이 지난해 4분기 6700만 대를 팔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직전 분기(3930만 대)보다 70.4% 늘어난 것이다. 2013년 같은 기간에 세운 역대 최고 실적인 5160만 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에 이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팀 쿡이 잡스와는 달리 취임 직후부터 중국 시장을 중시해 온 덕분이다.

잡스는 중국 대륙을 한 번도 밟은 적이 없지만 쿡은 꾸준히 중국을 찾아 현지 이동통신업체와 접촉해왔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다섯 번째로 중국을 찾았을 땐 “앞으로 중국이 애플 최대 수익창출국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애플의 첫 저가형 폰 ‘아이폰5C’도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중국 시장 개척에는 톡톡히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이 2013년 말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손잡고 차이나모바일 전용 아이폰5C와 5S를 내놓은 게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 매출은 매년 늘고 있다. 2013년 4분기 중국에서만 88억4400만 달러(약 9조5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이 92억8900만 달러(약 10조320억 원)로 늘어났다. 9월에 신제품을 내는 애플은 매년 4분기와 이듬해 1분기가 최대 성수기인 만큼 이달 27일(현지 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될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분기를 넘어설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중국에 전략적 투자

애플은 최근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보다 중국을 더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마케팅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다음 달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중국 내 5개 매장을 새롭게 낸다. 앤절라 어렌츠 애플 유통부문 수석 부사장은 최근 중국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 내는 매장 5곳 중 4곳은 기존에 매장이 없던 도시에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쿡이 “앞으로 2년간 중국에 25개 매장을 새로 내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조치다.

애플은 현재 중국 내에서 이미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상하이(上海) 매장은 하루 방문객이 2만5000명을 넘어 미국 뉴욕 매장을 제치고 세계에서 고객이 가장 많은 애플 매장으로 꼽힌다.

애플은 조만간 선보일 애플워치를 중국 내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쿡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중국 고위공무원을 만나 애플워치를 직접 시연해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어서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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