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무력화할 EMP탄 개발”… 예산조달 방안은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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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업무보고/국방]국방부 “逆비대칭 전력 강화”
‘아이언맨 보병’ 배치 앞당기고 무인전투함-경계로봇 200억 투입
킬체인 구축 등 굵직한 사업 많아… “창조국방만 앞세운 장밋빛” 지적

軍이 밝힌 미래 한국군 모습은?
국방부가 핵·생화학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맞서 레이저빔과 전자기파(EMP)탄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북한의 비대칭무기를 무력화하기 위한 ‘역(逆)비대칭무기’다. 또한 첨단 정보기술로 무장한 한국판 ‘아이언맨’도 개발하기로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국방부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 장관은 “예산과 병력 등 국방자원은 제한되는 반면에 안보위협은 다변화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창조국방’을 국방 발전의 새 패러다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보통신기술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과학기술이 적용된 군의 미래 청사진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려나가겠다는 얘기다.

○ 북 비대칭전력을 무력화하라


군이 우선 역점을 두는 것은 핵무기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할 역비대칭 전력 확보다. 미사일 같은 기존의 물리적 파괴무기(하드킬·hard kill)와 함께 레이저빔과 고출력마이크로웨이브(HPM)탄, EMP탄 등 ‘소프트킬(soft kill)’ 전력을 개발해 북핵 위협을 억지하겠다는 얘기다.

군은 2012년부터 289억 원을 투입해 올해 말을 목표로 함정 탑재용 레이저빔 무기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e폭탄’으로 불리는 HPM탄은 수십억 W의 전력을 쏟아내 반경 수백 m의 모든 전자제품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탄두에서 나온 강력한 전파진동이 환기 통로나 안테나를 통해 적의 지하 벙커로 들어가 전자장비의 마이크로칩 등을 파괴하는 원리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의 전자통신장비와 레이더 등을 무력화시킨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피해 반경이 최대 수 km에 달하는 EMP탄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군 관계자는 “2020년대 초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전투함과 무인경계로봇 개발에도 올해 200여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 한국판 ‘아이언맨’ 개발 중

아울러 군은 민군 첨단기술이 적용된 미래전투병사체계와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초소형 무인비행체 개발도 서두르기로 했다. ‘스마트 솔저’로 불리는 미래전투병사체계는 병사의 전투복과 헬멧, 소총 등에 각종 센서를 부착해 병사의 신체 심리상태를 파악한다. 동시에 다른 무기체계와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돼 각종 전투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차기 디지털 보병’을 의미한다. 미국은 영화 ‘아이언맨’의 슈트와 같은 ‘파워슈트’를 착용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이 장착된 첨단 헬멧디스플레이로 작전명령을 받는 ‘랜드 워리어’라는 스마트 솔저를 개발 중이다.

○ 일각에선 장밋빛 청사진 지적도

일각에선 군이 내건 ‘창조국방’의 예산 조달 방안, 개발 완료 시점 등 구체적 내용이 빠져 있는 점을 지적한다. 현재 군 안팎에는 한국형전투기사업(KFX)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 킬체인(Kill Chain·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탐지, 추적, 파괴하는 시스템) 등 기존 전력증강사업도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예산과 기술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레이저빔 등 역비대칭 무기 등을 개발하는 데는 많은 기술과 기간이 요구된다”며 “창조국방 과제의 많은 부분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창조국방#EMP탄#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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