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경기 치른 인천시 ‘1조원 빚더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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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평창올림픽 준비 이상없나]
인천 주경기장 등 활용 지지부진… 아테네는 中자본에 시설 넘기기도

쇼핑몰 유치는 ‘희망사항’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를 치른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천시는 쇼핑몰, 
컨벤션센터, 예식장, 영화관 등 상업·편의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해가 바뀌도록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쇼핑몰 유치는 ‘희망사항’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를 치른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 인천시는 쇼핑몰, 컨벤션센터, 예식장, 영화관 등 상업·편의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해가 바뀌도록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형 스포츠 대회를 치르고 나면 ‘흰 코끼리’(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것을 뜻하는 영어 표현)의 저주가 찾아온다는 건 이제 상식에 가깝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8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오히려 110억 달러 적자를 봤다. 가장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다는 2010년 밴쿠버 대회도 최대 100억 달러의 적자로 끝났다.

조직위에서 흑자라고 주장하는 건 2014 인천 아시아경기도 마찬가지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3월 초에 결산 과정이 모두 끝나 봐야 알지만 흑자를 기록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며 “조직위는 그냥 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태스크포스팀(TF)이라고 보면 된다. 적자는 경기장 시설 얘기”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올해 매일 이자만 11억 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부채 규모는 1조2493억 원 규모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비롯해 4개 시설에 수익 사업을 유치하겠다던 계획도 현재로선 별무소득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희망만 있을 뿐이다. 현재로서는 2004년 여름올림픽을 치른 그리스 아테네처럼 거대 중국 자본에 경기장을 모두 내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준비하는 강원도 관계자들은 “경기장 시설을 유산(遺産)으로 남겨둬야 하는 의무도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 조직위 관계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면 결국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평창에 제대로 된 인프라가 없다면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고속철도를 타고 서울로 와 돈을 쓰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김동욱 기자
#인천#흰 코끼리#아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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