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메카 ‘장충’ 심장이 다시 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0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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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와 도로공사의 경기를 보러 온 배구팬들이 19일 리모델링을 마친 장충체육관으로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장충체육관|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와 도로공사의 경기를 보러 온 배구팬들이 19일 리모델링을 마친 장충체육관으로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장충체육관|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52세의 장충체육관, 31개월 만에 새 단장…GS칼텍스-도로공사 재개장 경기 명승부 연출

넓어진 코트·편안한 좌석·밝아진 조명 등 대폭 개선
음향시설 등 최신 장비 설치…지하엔 보조훈련장도
양팀 명승부로 재개장 축하…팬들도 만원사례 화답

장충체육관 시대가 다시 개막했다.

1963년 2월 1일 태어난 52세의 장충체육관이 19일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도로공사 4라운드를 시작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2012년 5월 노후시설 교체를 위해 휴장에 들어간 뒤 31개월간의 준비 끝에 변화된 모습으로 팬들에게 환영의 팔을 벌렸다. 오랜 친구의 복귀를 반겨하며 3927명의 배구팬들은 만원사례로 화답했다.

새롭게 단장한 장충체육관은 밝고 화사해졌다. 원형의 1층 코트는 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장충체육관에서 고려증권 전성시대를 만들었던 진준택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장은 “감개무량하다. 경기장이 좁아서 엔드라인 뒤로 공간이 나오지 않았는데 새 경기장은 훨씬 넓어졌다”고 했다. 고려증권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박주점 경기운영위원은 “서브를 넣으려고 하면 1층 관중석의 팬이 선수의 팔을 잡아끌었다”고 옛날을 기억했다.

재단장을 통해 가장 달라진 것은 크게 다섯 가지. 경기장 바닥을 기존의 36m에서 47m로 넓혔다. 좌석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팔걸이까지 갖춰 편해졌다. 체격이 커진 요즘세대를 위해서다. 1층의 고정 관중석은 없애고 이동식 좌석으로 교체했다. 대신 2·3층을 구분하던 복도를 없애고 좌석을 설치해 총 좌석수는 전과 거의 변함이 없다.

선수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눈에 띈다. 이전 경기장은 천장 한가운데 조명이 있고 오색의 장식용 천이 천장을 둘러싸 어둡고 경기에 지장을 줬다. 강주희 심판은 “배구하기 어려운 경기장이었다“고 기억했다. “공을 짊어지고 때리는 선수는 조명에 공이 들어가면 헛손질도 많이 했다. 알까기(토스미스)도 많이 나왔다”고 추억했다. 조명은 3000Lux로 훨씬 밝아졌다. 현재 KOVO의 조명기준 1200Lux는 물론 국제배구연맹(FIVB)의 가이드라인(1100Lux,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큰 경기는 1800Lux 이상)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사이드라인 쪽 관중석 위에 설치된 2대의 대형 전광판의 밝기도 강해 어둡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최신식 음향시설은 이날 경기 전 벌어진 다양한 이벤트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모든 곳에서도 음악 소리가 정교하게 들렸다. 지하에는 보조훈련장도 갖춰 행사가 벌어지는 동안 선수들이 충분히 몸을 풀고 1층의 경기장으로 나오도록 배려했다.

새로운 것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장충체육관으로 연결된 통로에는 장충체육관을 빛냈던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역사가 이어졌다. 경기장의 복도에도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많은 자료와 사진들이 전시돼 52년간 스포츠팬과 함께해온 장충체육관의 발자취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역사는 흐르고 세상은 변한다.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실내스포츠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봤던 장충체육관은 이제 젊어진 모습으로 새로운 50년을 시작한다. 이날 코트를 뛰어다닌 GS칼텍스와 도로공사 선수들은 전력을 다한 경기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관중은 큰 응원과 박수로 화답했다. 미래 50년을 위한 출발은 화려했고 뜨거웠다.

장충체육관|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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