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샴페인은 31일 결승전 끝나고 마시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19일 06시 40분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슈틸리케 감독의 아시안컵 우승 야망

호주전 냉정한 분석 필요…자만심 경계
8강전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 이어가야
선수들 컨디션 관리, 내부적 해결 우선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18일 오전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어슬레틱 센터에서 진행된 훈련 도중 한국기자단과 따로 만났다. 17일 호주전 승리로 여유를 찾은 듯했고, 표정도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전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정신력, 적극성, 투지 넘치는 플레이 등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며 “(호주를 이겨서) 자만에 빠질 수도 있는데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모두의 바람대로 31일 경기(결승) 후 샴페인을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호주에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즐겨 마시는 와인을 한 잔 했나.

“대회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모두의 바람대로 31일 경기 후 샴페인을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경기에 대해선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호주전 승리로) 자만에 빠질 수도 있는데 경계해야 한다. 호주전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중후반은 위기를 맞았다. 어떤 점이 부족한지, 무엇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호주전에선 점유율 축구를 선보이지 못했다.

“호주를 상대하기 위해선 측면에 활동량이 많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근호(30·엘자이시SC)와 한교원(25·전북현대)을 선발로 내세웠다.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지 못하는 오만, 쿠웨이트와 호주는 다르다. 경기 양상이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 봤다. 8강전에선 다시 점유율을 끌어올리게 될 것 같다. (점유율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을 어떻게 빼앗기느냐다. 수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패스 미스로 볼을 빼앗기면 역습을 허용하게 된다. 이런 점을 유의해야 한다. 호주전처럼 정신력, 적극성,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

-비중이 커지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는.

“호주전을 앞두고 몇몇 선수들과 면담했다.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을 모두 뛴 기성용, 박주호(28·마인츠), 김진수(23·호펜하임) 등이 대상이었다. 호주전 출전 가능 여부를 물어봤다. 모두 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호주전에도 기용했다. 몸이 안 좋았다면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8강전까지 5일의 시간이 있다. 체력 회복은 가능하다고 본다. 기성용이 팀 내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것은 맞다. 손흥민(23·레버쿠젠), 박주호, 구자철(26·마인츠), 팀을 떠난 이청용(27·볼턴)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에서 잘해줬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인상적인 세트피스가 없었다.

“세트피스는 반복훈련이 중요하다. 그래야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선발 멤버들에 많은 변화가 있어 세트피스에서 정교함을 보이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새로 들어간 선수들이 자기 위치를 찾아 들어가는 부분에 혼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가장 고심했던 순간은.

“아직 말 못할 정도로 어려운 위기는 없었다. 한때 부상자가 많이 생기고, 컨디션 난조로 선수들이 훈련을 못 하는 상황이 있었다. 계속 안고 가야 하는 문제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표출하기보다 팀 내서 해결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잘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외부적으로 잘 알리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런 문제로 기자회견에서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공개하되 내부적으로만 공유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선발 라인업이 선수들에게 공개됐다고 하더라도, SNS에 올린다든지 주변 지인에게 말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1-0보다 2-1로 이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얘기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계속 1-0으로 이기고 있다.

“호주전 전반전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1골을 실점하더라도 끝까지 이기는 데 주안점을 두고 경기를 하자’고 말했다. 실점하는 것까지 고려해 주문하고 있다. 실점 상황이 오면 팀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나도 예상이 안 되는 부분이다. 한번쯤은 2-0으로 앞서야 실점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브리즈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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