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2% 시대…변동,고정금리 어떤게 좋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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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달아 연 2%대로 내리고 있다. 금리인하로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줄겠지만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하며 한국경제 최대 위험요인으로 떠오른 가계부채는 더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3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를 7일 3.02%에서 2.98%로 인하했다. 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 주택담보대출의 최저금리 역시 15일 3.06%에서 2.98%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변동금리대출 최저금리를 5일 3.10%에서 2.90%로, 고정금리대출 최저금리는 13일 3.01%에서 2.98%로 인하했다. 하나은행도 3%대 초반이었던 고정금리대출 최저금리를 10일 2.97%로 낮췄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3%대 초반이지만 다른 은행들처럼 조만간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2012년 평균 4.63%였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11월에는 3.30%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2.0%로 낮춘 이후 전체적인 금리 수준이 떨어졌고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해지며 고정금리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채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만 낮추고 대출금리는 유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인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모든 종류의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인하는 신규 대출에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연 2.9%로 1억 원을 빌릴 경우 월 이자는 24만 원 수준이다. 연 3.5%로 빌렸을 때와 비교해 월 5만 원 정도 낮은 것이다.

기존에 돈을 빌린 대출자가 금리인하의 혜택을 누리려면 기존 대출을 갚고 금리가 싼 신규 대출로 갈아타야 한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가 문제다. 따라서 중도상환수수료보다 대출이자 감소폭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1년 전에 고정금리 3.5%로 주택담보대출 1억 원을 받은 대출자가 현재 2.9%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면 150만 원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연간 이자는 60만 원 줄어든다. 상환 기간에 따라 이득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은 올 상반기에 중도상환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런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3~5년의 단기로 돈을 빌릴 계획이라면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올해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당분간 대출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리가 낮아지며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60조9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7조3000억 원 늘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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