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IS조직원 2명 사살… 유럽 전역 테러 공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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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경찰 테러관련 13명 체포… 佛-獨서도 용의자 14명 검거
시리아 내전 참여 무슬림 500명 주시
파리선 폭발물 오인 驛 폐쇄소동… 佛테러 무기, 브뤼셀 암시장서 구입

15일(현지 시간) 벨기에에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령을 받은 테러조직이 적발돼 파리발(發) 테러 공포가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테러범들은 수도 브뤼셀을 포함해 벨기에 전역의 경찰서를 공격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IS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유럽의 심장부’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주고 있다. 15, 16일 벨기에 프랑스 독일에선 테러 관련 용의자가 25명 이상 체포됐다.

이 와중에 16일 파리 근교에선 인질극 소동이 벌어지고 파리 기차역에선 폭발물 해프닝이 발생해 유럽 각국은 이날 하루 내내 촉각을 잔뜩 곤두세워야 했다. 16일 오후 프랑스 파리 서북부 콜롱브의 한 우체국에서 무장 괴한 1명이 “나는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있다”며 시민 2명을 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헬리콥터까지 출동시키며 프랑스 전역이 긴장했지만 1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현지 언론은 실연으로 인한 우발 범행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엔 폭발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빈 가방이 발견된 프랑스 파리 동역(Gare de l‘Est)이 폐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아 1시간 만에 운행이 재개됐다.

이에 앞서 벨기에 경찰은 15일 오전 독일과 인접한 동부 도시 베르비에에서 테러 조직의 은신처인 건물을 급습해 총격전 끝에 용의자 2명을 사살하고 부상한 1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3명의 용의자는 모두 벨기에 국적으로 일주일 전 시리아에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을 지휘한 에리크 판 더르 시프트 검사는 “(용의자들은) 자동화기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으며 벨기에 전역의 경찰서를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감행하기 몇 시간 전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EU 본부가 있는 수도 브뤼셀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여 테러와 관련된 인물 1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브뤼셀과 안트베르펜의 유대인 학교들은 ‘잠재적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휴교에 들어가거나 문을 닫았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보도했다.

CNN은 벨기에 고위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이 IS의 지령을 받고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주일 동안 IS가 유럽 국적 조직원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 테러 공격을 감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서방 정보기관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내에 20개 잠복조직 소속 120∼180명이 관련된 테러 위협이 드러났다. EU와 중동의 정보기관들이 벨기에 또는 네덜란드에 ‘임박한 위협’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이날 파리 교외에서 파리 연쇄 테러와 연관됐다고 의심되는 남자 9명, 여자 3명을 체포했다. 독일 경찰은 이날 베를린에서 IS 전사를 모집하고 활동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2명의 남자를 체포했다.

유럽 전역에 테러 공포가 번지면서 최근 시리아 내전에 참여하고 돌아온 유럽의 젊은 무슬림들이 당국으로부터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CNN은 “최근 시리아 내전에 참여했다가 고국으로 돌아온 유럽 국적자가 500여 명인데 이 중 영국인이 250명, 프랑스인은 200명, 벨기에인은 70명가량 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파리 테러범들이 사용한 무기의 대부분은 테러범 중 한 명인 아메디 쿨리발리가 브뤼셀의 암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벨기에 일간 ‘헷 라츠터 니우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인 쿠아시 형제가 사용한 칼라시니코프 소총과 로켓발사기는 쿨리발리가 브뤼셀의 미디 역 인근 암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권재현 기자
#벨기에#IS#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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