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發 환율 충격에…코스피 1900선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2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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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가 자국의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3년 넘게 지켜온 환율방어 정책을 전격 폐기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한국 증시는 1,900선이 힘없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도 1070원대로 주저앉았다.

연초부터 불거진 그리스 악재에 스위스발(發) 환율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01포인트(―1.36%) 내린 1,888.13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만에 1,900선이 붕괴됐다. 일본(―1.43%), 홍콩(―1.16 %)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61%, 나스닥지수는 1.48%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은 15일(현지 시간) 스위스 중앙은행이 갑작스럽게 ‘최저 환율제’ 폐지를 발표하면서 크게 출렁였다. 스위스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고조되던 2011년 9월 유로당 최저 환율을 1.20스위스프랑으로 제한하는 최저 환율제를 도입했다. 유로존 위기로 안전자산인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급등하자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 유로존의 경기회복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 이상 인위적인 환율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스위스가 선제적으로 최저 환율제를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 방어에 막대한 비용을 들였는데 ECB가 돈을 더 풀면 유로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스위스는 환율을 지키는데 더 많은 비용을 치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발표 직후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유로화 대비 17% 급등했다. 유로화는 미 달러화 대비 1.567까지 하락하며 11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스위스발 충격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더 강해졌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116엔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는 10년물이 1.74%로 하락하며 2013년 중반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국제 금값은 2.5% 상승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이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 11원 이상 급락(원화 가치는 상승)하다가 전날보다 6원 떨어진 107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락에 유럽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한동안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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