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이 만든 ‘새터민 서울대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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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지 3년 이서현군 합격하기까지

“한국의 로봇산업을 이끌 거예요.”

서울대에 입학하는 20번째 새터민 학생이 탄생했다. 15일 서울대가 발표한 2015학년도 합격자 958명에 포함된 서울 양천구 A고등학교 이서현(가명·21) 군이다. 그는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에 합격한 9명 가운데 유일한 새터민이다.

이 군이 남쪽에 온 것은 2012년 3월. 불과 3년도 안 돼 서울대에 합격한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남쪽에 온 첫해 적응기간을 거친 뒤 9월에 A고교에 들어갔다. 북에서 쓰던 말과 글이 바뀌면서 국어와 영어 공부를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마음이 급해진 이 군에게 선생님들은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가르쳤다. 담임선생님은 학업뿐 아니라 교우관계까지 세심하게 살폈다. 이 군은 “학교에 적응할 수 있게 해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도 많았다. 서울 양천경찰서에 근무하는 이현숙 경위(48·여)는 신변보호경찰관으로서 이 군을 남다르게 보살폈다. 그는 이 군에게 봉사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 장애인 작업장을 소개했다. 또 학원과 독서실을 운영하는 한 이웃은 지난해 7월부터 수능시험 직전까지 무료로 독서실을 이용하게 해줬다.

물리학, 특히 역학(力學)에 관심이 많았던 이 군은 학교에서 우연히 로봇을 접한 뒤 ‘로봇과 평생을 같이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를 선택했다. 그는 학자가 될 꿈을 꾸고 있다.

서울대는 이날 일반전형 949명 등 정시모집합격자 958명을 발표했다. 수시합격자를 더하면 올해 3366명이 입학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일반고 출신이 늘고 과학고와 외국어고 출신이 줄어들었다. 일반고 출신 비중은 50.1%(1686명)로 지난해 47.2%(1580명)보다 늘어난 반면 과학고 출신은 지난해 7.1%(236명)에서 5.3%(178명)로, 외국어고 출신은 지난해 11%(369명)에서 9.9%(332명)로 줄었다. 재학생 비율은 지난해 78.9%(2641명)와 비슷한 77.1%(2596명)를 기록했으며 서울지역 합격자가 38.6%(1284명)로 가장 많았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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