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감독 문경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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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지적 대신 감싸주고 투혼 보여주면 “감동 2배” 격려

“선수가 한순간 잘못했다고 나무라기보다는 그 선수 덕택에 이긴 경기가 얼마나 많을까라는 점을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프로농구 선두에 나선 SK 문경은 감독(44·사진)은 요즘 코트 안팎에서 선수들에 대한 지적은 거의 하지 않는다. 문 감독은 “리그가 후반으로 가는데 연습을 많이 한다고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실수하는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다. 특히 주위에서 SK 주축 선수들에 대해 차가운 평가나 비난을 할 것 같으면 먼저 나서서 방어막을 친다. 문 감독은 “김선형이 실책을 많이 한 경기가 끝나면 주위의 농구인들에게 ‘그 친구 왜 그래?’라는 소리를 듣는데 그럴 때마다 웃어넘긴다”며 “선형이가 팀에 기여한 것을 떠올리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14일 오리온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팀의 주포 애런 헤인즈에게 투입되는 가드들의 패스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문 감독은 “상대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모비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문 감독의 전략은 선수를 믿고 격려하는 것이다. 시즌 초 안면 골절상을 당해 아직도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남아 있는 최부경이 오리온스전에서 몸을 내던지는 활약을 펼치자 ‘감동 2배’라는 수식어를 써가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 감독은 코트에서 심판 판정이나 경기 내용에 대한 아쉬움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령탑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오버 액션’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2위 모비스, 3위 동부에 무릎

한편 15일 경기에서는 3위 동부가 2위 모비스를 67-59로 꺾었다. 모비스에 4연패했던 동부는 윤호영(15점 6리바운드)과 데이비드 사이먼(16점 7리바운드)의 활약으로 모비스전 연패를 끊었다. 갈 길이 바쁜 모비스는 선두 SK와의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LG는 95-77로 삼성을 제압하고 4연승을 거두며 중위권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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