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신데렐라’… 서브 에이스 43개 2위 도로공사 문정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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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황연주도 못한 50개는 물론 역대 최고기록 64개 경신도 가능
지난 3시즌 총 9득점 퇴출 위기서 레프트로 자리 바꾸며 놀라운 변신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페네르바흐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세 차례나 ‘서브 퀸’에 오른 황연주(현대건설)도 마찬가지다. 퇴출될 뻔했던 도로공사 문정원(24)이 서브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문정원은 15일까지 19경기에 출전해 43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세트 평균 0.652개로 현대건설 폴리(0.687개)에 이어 2위다. 남자 1위인 OK저축은행 시몬(0.649개)보다 많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 서브 1위를 차지한 황연주는 49개의 서브 득점(세트 평균 0.306개)을 기록했다. 2005∼2006시즌 김연경은 45개(평균 0.409개)로 서브 퀸에 올랐다. 김연경과 황연주도 서브로는 50점을 넘지 못했다. 문정원이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정규리그 30경기에서 68개의 서브 에이스가 가능하다. 2012∼2013시즌 니콜(도로공사)의 64개(평균 0.566개)를 뛰어넘는 역대 최다다. 서브는 세트 평균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역대 서브 퀸 가운데 0.6개를 넘은 선수는 없었다. 남자부도 마찬가지다.

목포여상 출신인 문정원은 2011∼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전체 10순위)에 지명됐다. 선수층이 얇은 여자배구에서는 주목받을 수 없는 순위였다. 데뷔 첫 시즌 11경기에 나와 3득점에 그쳤고 2012∼2013시즌에는 2점(4경기)을 올렸다. 지난 3시즌 동안 고작 9득점.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미 183득점으로 전체 12위이자 국내 선수 가운데 6위를 달리고 있다.

문정원의 서브는 남자 못지않게 역동적이다. 코트 가장 구석에서 출발해 남들보다 두 걸음 정도 더 달려 나온다. 스프링처럼 솟구친 뒤 활처럼 몸을 꺾어 왼손으로 때린다. 밖으로 휘거나 안쪽으로 꺾이는 서브를 자유롭게 구사해 상대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문정원의 포지션은 지난 시즌까지 라이트였다.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문정원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신데렐라로 만든 이가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이다. 서 감독은 “키(174cm)가 작아 라이트로는 한계가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레프트가 흔들릴 때 기용해 봤는데 괜찮았다. 그래서 리시브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켰다. 본인이 기회를 잘 잡았다. 솔직히 팀에서 내보낼까 고민도 했는데 큰일 날 뻔했다. 문정원이 없다면 우리가 이 정도(1위)로 잘할 수는 없다. 묻혀 있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문정원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올 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한편 남자부 한국전력은 15일 수원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3-2(25-14, 23-25, 25-23, 20-25, 15-11)로 꺾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현대건설에 3-2(28-30, 19-25, 25-22, 25-19, 15-9)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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