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공포’… 전세계 국채금리 사상최저 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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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년만기 국고채 첫 1%대
美-日-유럽 등서도 연일 하락세

韓銀 총재의 고민 1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위원회에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고민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韓銀 총재의 고민 1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위원회에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고민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의 국채 금리가 잇달아 사상 최저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전 세계로 확산되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로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돈이 몰리면서 채권 금리 하락세(가격은 상승)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연 1.974%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3년 만기 금리가 1%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3년 만기 외에 5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은이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하루 만에 2%대(연 2.044%)로 다시 올라섰지만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저성장, 저물가’가 공식화되면서 한은이 상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3.4%, 1.9%로 낮췄다.

미국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2.395%까지 내려앉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달 초 1%대로 진입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01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1.860%로 하락했다. 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춘 데다 미국의 소매 판매가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된 영향이 컸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날 각각 0.429%, 0.656%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로존은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된 상황. 마이너스 성장 위기에 처한 일본도 국채 금리가 새해 들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제 유가 급락, 러시아 그리스의 경제 불안, 글로벌 저성장에 대한 공포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채권 수요가 높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 국채에 대한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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