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이정현 ‘대통령 회견’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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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靑, 개헌문제 간섭 말라”… 이정현 “걸핏하면 개헌 꺼내 혼란”
비박-친박 계파간 파열음 커져

이재오(왼쪽) 의원과 이정현(오른쪽) 의원.
이재오(왼쪽) 의원과 이정현(오른쪽) 의원.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의 후폭풍이 새누리당을 강타했다. 신년 기자회견의 평가를 놓고 1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이정현 최고위원이 정면충돌한 것이다. 이재오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워 왔고, 이정현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의 ‘입’을 자처한 친박(친박근혜)의 핵심이었다.

먼저 이재오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여론은 무쇠도 녹일 수 있다’는 뜻의 ‘중구삭금(衆口삭金)’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한 뒤 “이번 신년회견은 이 중구삭금과는 완전히 거꾸로 가는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적쇄신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면죄부보다 더 큰 힘을 실어주니 진짜 ‘문고리 권력 3인방 실세’가 된 셈”이라며 “지도자의 덕목 중 하나는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 빨리 고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청와대가 더이상 국회에 ‘논의하라 마라’ 하고 간섭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어 “지금은 (임기가) 3년 남은 청와대가 (총선이) 1년 남은 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할 때”라며 “당이 아닌 건 아니라고 (청와대에) 제대로 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맞서 이정현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정치권, 대통령,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제발 먹고사는 문제에 전념해 달라는 것”이라고 받아치며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는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판단을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재오 의원을 겨냥했다.

이재오 의원이 역설한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인사문제는 최종 인사권자가 공개적으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순간 그 조직은 ‘올 스톱’된다”고 주장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대통령들이 걸핏하면 선거구제나 개헌, 대연정을 이야기하며 정치에 개입하면서 혼란과 갈등, 분열을 조장했던 행태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늘 회의에서 두 의원이 논쟁한) 바로 이런 것들이 민주정당의 모습”이라고 파문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청 관계 등을 놓고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간 파열음은 커져가는 모양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재오#이정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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