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비핵심계열사 매각 잰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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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폴리드리머 일부 사업부… 희성그룹에 400억 받고 팔아

한화그룹이 14일 포장지 제조 계열사 한화폴리드리머 소속 일부 사업부를 희성그룹에 매각했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태양광 석유화학 첨단소재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비핵심 계열사를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한 상황이어서 사업 재편 작업은 짧은 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이 이번에 매각한 사업부는 건축 및 광고용 원단을 만드는 코팅막재 사업부와 식품 포장재 등을 제조하는 필름시트 사업부다. 사업부를 산 회사는 희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희성전자다. 매각 대금은 약 400억 원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김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한 뒤 이뤄진 첫 매각 사례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말 희성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한 뒤 2주 만에 전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지난해 11월 삼성과의 ‘빅딜’처럼 김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는 2011년에도 한화폴리드리머 매각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당시 실적이 좋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한화폴리드리머 매각으로 한화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화는 지난해 6월 한화L&C 건재 부문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퀴티에 매각했다. 8월에는 제약회사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회사 알보젠에 팔았다. 이번에 한화폴리드리머의 일부 사업부를 떼어내면서 비핵심 계열사 가운데 편의점 계열사인 ‘씨스페이시스’만 남겨 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씨스페이시스 매각 예상가를 200억 원 이하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굵직한 매각은 끝난 셈이다.

한화가 올 상반기(1∼6월) 삼성그룹 계열사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이번 매각이 다른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확대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9일 한화생명 지분 매각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청에 대해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전자 및 화학 부품과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희성그룹은 희성전자, 희성소재, 희성화학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한화#매각#희성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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