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브리즈번 리포트] ‘PK 콤비’ 박주호·기성용, 슈틸리케호를 리드하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15일 06시 40분


박주호-기성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박주호-기성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박주호·기성용 조별리그 2경기 풀타임
90%대 높은 패스성공률로 찬스 메이커
기량·경험으로 대표팀 반전 이끌 적임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에 출전한 축구국가대표팀이 기대이하의 경기력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조별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은 오만(10일)과 쿠웨이트(13일)를 나란히 1-0으로 꺾어 2연승으로 8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그러나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과시하진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의 경기력과 정신력에 문제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선수들이 있다.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인 ‘PK 콤비’ 박주호(28·마인츠)와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다.

박주호와 기성용은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2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공수에서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했다. 그들의 경기력은 기록으로 증명된다. 아시안컵 홈페이지에 나온 경기별 개인기록을 살펴보면, 기성용은 패스성공률에서 한국선수 중 단연 1위다. 오만전에서 96%, 쿠웨이트전에서 93%로 ‘패스 마스터’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활약상을 보여줬다. 박주호도 오만전 92%, 쿠웨이트전 89%로 높은 패스성공률을 자랑했다.

‘PK 콤비’는 패스성공률뿐 아니라 찬스를 엮어내는 능력에서도 탁월함을 입증했다. 기성용은 오만전에서 공격수에게 2번의 좋은 찬스를 열어주는 패스를 연결했다. 박주호는 오만전에서 한국선수 중 가장 많은 3차례의 득점 찬스를 동료들에게 제공했다. 쿠웨이트전에서도 한 차례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며 공격 가담에서 높은 공헌도를 보였다.

대표팀은 A조 1위를 결정할 호주와의 일전(17일)을 앞두고 있지만, 경기력 저하와 부상자 발생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2연승을 거뒀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마치 경기를 패한 듯했다. 이럴 때일수록 경험 많은 박주호와 기성용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둘은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를 많이 치러봤다. 또 유럽 빅리그에서 뛰며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호들과 부딪혀봤다.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한국이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참패한 데는 리더 부재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기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박주호와 기성용은 리더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체력적으로는 그들 또한 힘들겠지만, 아직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고생하는 동료들을 위해 ‘PK 콤비’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맡아줘야 한다.

브리즈번(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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