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놓고 14일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이정현 최고위원이 정면충돌했다. 이날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여론에 거꾸로 갔다”는 비판을 내놨지만,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정현 의원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일관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이재오 의원. 이 의원은 ‘여론은 무쇠도 녹일 수 있다’는 뜻의 ‘중구삭금(衆口¤金)’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한 뒤 “이번 신년회견은 이 중구삭금과는 완전히 거꾸로 가는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에 쏟아지는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인적쇄신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면죄부보다 더 큰 힘을 실어주니 진짜 ‘문고리 3인방 실세’가 된 셈”이라며 “지도자의 덕목 중 하나는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 빨리 고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개헌의 필요성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청와대가 더 이상 국회에 ‘논의해라 하지마라’하고 간섭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지금은 (임기가) 3년 남은 청와대가 (임기가) 1년 남은 당에 힘을 실어 줘야할 때”라며 “당이 아닌 건 아니라고 제대로 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지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국민들이 정치권, 대통령,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제발 먹고사는 문제에 전념해달라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는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판단을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재오 의원을 겨냥했다.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인사문제는 잘 알다시피 최종 인사권자가 공개적으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순간 그 조직은 ‘올스톱’된다”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의원의 개헌 요구에 대해서도 “역대 대통령들이 걸핏하면 선거구제나 개헌, 대연정을 이야기하면서 자꾸 정치에 관여하고 개입하면서 혼란 야기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던 행태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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